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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2국체제" 가시밭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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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2국체제" 가시밭길 예고

입력
2003.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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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 총리와 팔레스타인의 마흐무드 압바스 총리가 4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3자 정상회담에서 폭력 종식과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 추진에 합의, 평화로 가는 첫 발을 내디뎠다.회담 결과에 대해 국제사회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중동평화안 이행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독일 러시아 요르단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 쪽으로 눈을 돌리면 사정은 전혀 다르다.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거주하는 유대인 정착민 등 4만 명은 이날 예루살렘에 모여 "샤론의 정착촌 철거 약속은 팔레스타인의 테러에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회담에서 샤론은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철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샤론 정권의 주요 지지층인 정착민들은 "정착촌은 대부분 합법적인 것"이라며 철거에 결사반대하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성명을 발표, "압바스는 유대인 문제 해결에만 힘썼다"며 "팔레스타인인 수호를 위해 무장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드와 팔레스타인 인민해방전선(PFLP)도 "인티파다(인민 봉기)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압바스가 회담에서 '폭력(이스라엘인에 대한 테러) 중단'을 약속했지만 이런 조직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빈말이 되고 만다.

샤론과 압바스 총리 둘 다 시작부터 내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이 때문에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언론들은 이번 회담은 앞으로의 과정에 따라 "평화로 가는 길을 향한 대담한 발걸음"이 될 수도, "많이 보아온 그렇고 그런 역사적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첫 걸음은 내디뎠으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된 두 국가로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앞날이 첩첩산중인 셈이다.

일단 팔레스타인측이 테러를 중단하고 이스라엘측이 정착촌 철거를 시작한다 해도 바로 본론이 다가온다.

우선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점점이 박혀 있는 유대인 정착촌을 완전히 철거하는 문제로 갑론을박 할 것이 뻔하다. 또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동예루살렘을 2005년 출범 예정인 독립 국가의 수도로 정하고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성지인 예루살렘 전체는 결코 양도할 수 없는 존재로 못박고 있다.

반세기에 걸친 이스라엘과의 분쟁 과정에서 외국으로 쫓겨난 팔레스타인 난민 400만 명의 귀환 문제도 여간해서 의견을 좁히기 어려운 사안이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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