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의인화한 만화 두 권이 나왔다. 두 마리 남녀 개의 대화를 담은 오나리 유코의 '행복한 질문'(99개의 풍선 발행)과 성게, 불가사리, 쭈꾸미 등 바다 생물을 주인공으로 한 정철연의 '마린 블루스'(학산문화사 발행)는 모두 가벼운 일상사를 소재로 하고 있으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행복한 질문'에서는 연인 같기도 하고 부부 같기도 한 남녀 개의 대화가 다정스럽다. "내가 만약 벌레가 되어 당신 코 위에 앉아 있다면?" 여자 개의 물음에 식탁에 마주 앉아 있던 남자 개가 답한다. "'한번 날아 봐' 그러겠지. 그리고 비용이 반으로 줄 테니까 함께 여행가면 되겠다! 당신한테 꼭 맞는 침대도 만들어 줄 게."
10대 취향 같지만 미혼 남녀는 물론, 결혼한 남녀도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고 따뜻한 필치로 그리고 있다. 1997년 일본에서 출간돼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어 3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마린 블루스'는 바닷가에서 서울로 올라와 직장을 다니고 있는 젊은이 '성게군'의 만화 일기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불가사리군, 쭈꾸미양, 멍게군 등 주변 친구들과 겪는 일상이 소재다. 좋아하는 DVD 타이틀을 사느라 카드 빚이 늘고, 고생 끝에 여자 친구를 사귀었지만 군 복무 때문에 헤어져야 하는 등 요즘 젊은이들의 일상을 그렸다. 바다생물 만이 아니라 독감, 선인장 등까지 의인화했다. 동글동글한 캐릭터들이 귀엽다.
포항 바닷가에서 자라 서울에서 살아가는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다. 야후코리아 'Best of Best 2002' 개인 홈페이지 부문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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