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렬(崔秉烈) 의원은 경선 레이스에 나설 때부터 "모든 정치적 사심을 버렸다"고 배수진을 쳤다. 나이(65세)로 볼 때 차기 대권도전에 나설 리 만무한 만큼, 오로지 당을 위해 마지막 정치인생을 걸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그는 지난 2일 당소속 광역의원 초청토론회에서 "장관, 서울시장 다 해봤다. 남은 정치인생을 내년 총선의 승리에 걸겠다. 정권창출의 토대를 마련해 놓고 미련 없이 정치판을 떠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최 의원은 '단합과 개혁, 강력한 리더십'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최대 장점은 풍부한 경륜과 전문성에서 배어나는 강력한 리더십과 안정감이라고 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은 과연 누가 한나라당 대표가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하겠느냐"면서 "오랜 공직생활을 거치면서 위기관리 능력과 추진력을 인정 받은 나만큼 준비된 당권주자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당내에서 '원조 보수주의자'로 통한다. 1985년 민정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한번도 보수의 울타리를 벗어난 적이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덧씌워져 있는 '수구 보수' 이미지가 부담스러운 듯 "말이 통하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불러달라"고 주문한다.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사회를 개혁하고 변화시키는 건강한 개혁적 보수를 지향한다"는 주장이다.
'최틀러' 라는 별명이 말해주듯이 그는 한번 세운 원칙과 목표는 흔들리지 않고 밀고 나간다.
"찬장에서 접시를 닦다가 깨뜨리는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접시가 깨질 것을 두려워 해 먼지 낀 접시를 그냥 놔두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서울시장 취임사에서의 '접시론'은 그의 추진력과 리더십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때 제기한 '이회창 필패론'은 다른 후보들이 최 의원을 공격하는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경선 때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었고, 또 경선이 끝난 뒤에는 깨끗이 승복하고 힘을 보태지 않았느냐"면서 "민주주의 원리를 모르는 무식한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최 의원은 "진짜 젊으냐, 젊지 않느냐는 것은 그 사람의 생각과 실천의지, 상상력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경선주자중 최고령이라는 조건은 핸디캡이 아닐 수 없다. "야당 대표로서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했더니 "정치를 하면서 패거리정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허허 웃었다. 주변의 측근들도 "꼼꼼하고 잔정이 많다"고 손사래를 쳤다.
/김성호기자 shkim@hk.co.kr
사진=홍인기기자
■ 지지세력은
최병렬 의원측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 속에 안정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 의원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PK 지역에서 이미 확실한 대세를 형성했고, 수도권과 충청권 등지로 지지세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경우 김병호 허태열 안경률 권철현 정문화 의원 등 초·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김진재 유흥수 의원 등 중진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경남은 김종하 도지부장을 비롯해 김용균 윤한도 이방호, 울산은 최병국 의원 등이 지역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는 서울의 박주천 박원홍 박진 오세훈 원희룡, 경기의 이해구 전용원 고흥길 심재철, 인천의 이윤성 이경재 의원 등이 포진하고 있다. 원외에서는 진영 강동호 은진수(서울), 장경우 이자헌(경기), 조진형 정정훈(인천) 위원장 등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충북의 신경식, 충남의 김용환 유한열 김락기 의원의 지원을 받는 등 충청권에서는 다소 약진하고 있지만 TK와 호남 지역에서는 열세 극복에 안간 힘을 쏟고 있다. 강원과 제주에서는 한승수 현경대 의원과 정재철 박우병 함종한 변정일 위원장의 물밑 지원을 얻고 있다.
진경탁 전 의원이 본부장을 맡고 있는 경선 캠프에는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인 윤여준 의원과 진영 위원장, 이병기 전 총재 특보 등이 수시로 찾아와 최 의원을 막후 지원한다. 특히 여성계의 마당발인 김정숙 최고위원은 여성 대의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정영호 공보특보는 향후 선거운동 방향에 대해 "준비된 당 대표로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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