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웅거러 글·그림, 조은수 옮김 비룡소 발행·7,000원·초등 저학년용"사람들 앞에서 뽀뽀하지 마. 허구한 날 뽀뽀, 뽀뽀. 정말 싫어! 싫단 말이야."
못말리는 사고뭉치 고양이 발톱이는 엄마 비단결 여사한테 그렇게 말하며 대들다가 맞는다. 학교에서 친구하고 싸우다가 다친 발톱이를 보고 눈물 범벅이 된 엄마가 그 말에 화가 잔뜩 난 것이다. 엄마는 아마 속으로 말했을 것이다. "엄마 마음도 몰라주는 나쁜 녀석 같으니." 발톱이는 속으로 이렇게 외쳤을 것 같다. "엄마, 난 이제 다 컸단 말이에요!"
엄마는 뽀뽀 대장이다. "아침에 뽀뽀, 저녁에 뽀뽀, 고맙다고 뽀뽀, 미안하다고 뽀뽀, 뽀뽀해달라고 뽀뽀, 여름 뽀뽀, 겨울 뽀뽀, 미끌미끌 뽀뽀, 끈적끈적 뽀뽀, 질척질척 뽀뽀."
발톱이는 뽀뽀가 질색이다. "엄마가 날 갓난애처럼 다루잖아. 기분 좋다가도 그럴 땐 창피해 미치겠어. 어떨 땐 나한테 기저귀까지 채울 것 같다니까."
'엄마, 뽀뽀는 딱 한 번만!'은 뽀뽀가 제일 싫은 아들과, 그런 아들에게 틈만 나면 뽀뽀를 퍼붓는 엄마의 뽀뽀 전쟁 이야기다. 길에서 한바탕 법석을 치르고 난 뒤 발톱이는 장미꽃을 선물해 엄마 기분을 풀어드리고, 엄마도 더 이상 뽀뽀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이 그림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장난기가 넘친다. 그림과 글이 하도 익살맞아 웃음이 터져나온다. 재미있는 표현도 많다. 발톱이, 비단결 여사, 가르랑 선생님, 사르냠냠 식당….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좋을 그림책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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