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에서 금융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C씨(34세)는 중등 교사인 배우자와 2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결혼초기부터 분가해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막내 여동생이 결혼한 뒤 홀로 계신 어머니와 세대를 합치려다 보니, 더 넓은 주거공간이 필요하게 됐다. 모아둔 돈이 부족한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는 32평(시가 1억여원)으로 부모와 같이 생활하기에는 다소 좁아 좀더 큰 주거공간이 필요하다. 자금 부족으로 당장 큰 집으로 이사를 갈 수 없지만,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한다.
먼저 현재 소득지출 등 재정상태를 살펴보면 부모 용돈을 포함해 월 가계지출이 평균 271만원에 이른다.
통계청의 2003년 1분기 도시근로자 4인 가족 기준 월 평균 가계지출이 2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물론 부모를 위한 용돈지출과 맞벌이로 인한 생활비지출이 다소 부담이 되겠지만 가장의 연령이 30대 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미래를 위해 소비지출을 줄일 필요가 있다. 우선 지출내역 중 비중이 5%를 초과하는 항목들을 한곳에 기록하고 이러한 비용만 잘 관리해도 지출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고객은 매월 169만원의 가계잉여를 다양한 저축상품을 통해 가계 자본을 늘려가고 있는데, 저축상품은 적립목적·적립기간·절세효과를 충분히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미래에 큰 목돈이 들어가는 주택확장을 계획하고 있으므로 일정기간 현재와 같은 저축활동을 꾸준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몇 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어머니와 합가를 원하는 만큼 소득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 가계자본을 적립하는 일에 신경 써야 한다. 가계부채 중 주택자금대출은 회사에서 저리로 대여해주는 자금으로 금리가 낮아 유리하지만, 자동차 할부대출은 금리가 연 8.5%∼9.5%로 일반 저축금리의 2배를 초과하므로 이것부터 당장 갚아야 한다.
고객과 배우자는 근로소득자이지만 소득세 한계세율이 배우자보다 고객이 높기 때문에 소득공제상품은 가능한 남편 명의로 가입하고 금액도 가능한 한도만큼 많이 불입하는 것이 좋다. 장기주택마련저축, 연금신탁 등의 상품을 활용하면 연말 최대 100만원 이상의 소득세를 되돌려 받을 수 있다.
'가족구성기'에 해당하는 고객의 경우 가계자본이 아직 형성되기 전이라 자본의 운용보다는 자본의 적립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모아진 자본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소비를 줄여 가계잉여를 늘리고, 적립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가계자본에 손실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주식투자, 타인자금공여 등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고객이 어머니와 합가할 때 거주할 주택규모는 시가 2억원 정도의 48평 아파트가 적당하다. 현재 고객의 가계자본이 9,370만원이고, 매달 가계잉여가 200만원씩 적립된다고 가정하면 3년 정도 노력하면 충분히 원하는 재무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요즘과 같은 저금리에서 '저축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이는 가계자본이 어느 정도 축적된 투자자들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고객처럼 가족구성기에 해당하는 가정에서는 검소한 생활을 통한 가계잉여의 적립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명노욱 현대증권 상품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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