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바닥권을 맴돌던 반도체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반도체업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반도체 낙관론의 근거는 반도체 가격의 바닥 확인론과 인텔 스프링데일 칩셋에 대한 기대감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업종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반도체 가격이 4월을 기점으로 바닥을 통과했으며 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반도체 업체인 인텔이 최근 내놓은 스프링데일 칩셋이 새로운 반도체 수요를 유발하며 반도체 경기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바닥 통과
대만의 반도체 현물 중개사이트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력제품인 256MB DDR266 D램은 지난달 14일 개당 2.95달러로 저점을 찍은 후 2주 동안 10% 가까이 올라 현재 3.2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오른 이유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대만, 홍콩, 중국 등 중화권 PC제조업체들이 D램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우존스는 이달말 D램 반도체 가격이 4달러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일부에서는 공급 부족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개인용 컴퓨터(PC)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조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4월 내구재 주문 가운데 PC주문은 전월 대비 15.3% 증가해 2001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JP모건은 기업들의 PC수요가 늘어나면서 PC주문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올해 정보기술 관련 제품의 지출 전망치를 4∼6%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에 비춰봤을 때 반도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스프링데일 효과
미국의 반도체제조업체인 인텔이 지난달 22일 출시한 스프링데일 칩셋은 반도체업체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PC의 각종 부품이 제 성능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부품인 스프링데일 칩셋은 듀얼채널 기능을 지원해 PC당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기존 1개 모듈에서 2개 모듈로 두 배 이상 늘렸다.
또 기존 DDR266 D램보다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빠른 DDR400 D램을 지원해 삼성전자 등 일부 업체에서 생산하는 프리미엄급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켰다. 이미 삼성전자와 미국의 델컴퓨터는 스프링데일칩셋과 DDR400 D램을 장착한 PC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IBM, HP 등 다른 PC제조업체들도 스프링데일칩셋과 DDR400 D램을 갖춘 PC를 준비하고 있다.
전문가들 낙관적인 전망 줄이어
대신경제연구소 진영훈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의 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가지수가 떨어져도 투자심리 악화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도 "하반기에 D램 반도체 경기가 반전하면 삼성전자가 최대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적극 매수해 보유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마찬가지. 골드만삭스증권은 D램 가격이 스프링데일칩셋의 영향으로 7월부터 본격 상승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40만원을 제시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