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의 용인 땅 논란과 관련, "나와 가까운지 여부보다 의혹이 있는지를 먼저 보고 의혹을 제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친 톤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막연하게 의혹을 제기했다"고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노 대통령은 또 회견 말미에는 "이렇게 의혹만 제기하면 어떻게견디냐, 나는 신문도 없는데…"라며 "여러분, 좀 봐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용인 땅 의혹에 대한 답변을 하는 동안 언성이 계속 높아졌고 답변을 끝낸 뒤에도 한동안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노 대통령은 두번째 질문에서 용인 땅 의혹을 묻자 "나와 가까운 사람의 거래든, 먼 사람의 거래든, 거래 자체에 의혹이 있어야 의혹을 제기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건설업을 하는 사람은 땅을 산 뒤 잔금을 치르기 전에 이전등기를 하고 건설허가를 낸다"며 "(이럴 때) 매도자의 이름으로 서류협력을 하게 돼 있고 (계약서에도) 서류협력을 한다고 돼 있더라"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일상적인 계약서가 이기명 선생이 하면 이상해지는 근거가 뭐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어 노 대통령은 "복지시설의 인허가권자인 용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민주당도, 노무현 측근도 아닌 한나라당 소속"이라며 "자기 당 단체장들이 법대로 하면 될 것을, 그들이 부정을 할 것을 전제로 하는 얘기가 무슨 신빙성이 있느냐"고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노 대통령은 또 "그런 것을 새까맣게 신문에 다 발라서 마치 대통령 측근에 큰일이 있는 것처럼 하는 게 정당한가"라며 "의혹이 확실할 때 보도를 해야지 '아니면 말고' 식으로 할 수 있나"라고 언론에 대한 불만도 털어놓았다.
노 대통령은 또 "정말 의혹이 있는지 기자들이 확신을 할 때 보도해 달라"며 "이기명 선생이든, 노건평이든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고 조사해서 처벌하겠다"고 강변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일상적인 거래를 가지고 마구 의혹만 제기하면 어떻게 견딜 수 있나"라며 "정말 이 기사로 억울하게 당할 사람이 없는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고 기사를 써달라"고 호소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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