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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바이코리아?

입력
2003.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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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주식 '사재기'로 6월 증시가 산뜻하게 출발했다.올들어 지속적으로 서울 증시에서 매도나 관망으로 일관해오던 외국인들은 4개월만인 5월말부터 순매수(총 매도액보다 매수규모가 많은 경우)로 돌아선 데 이어 6월 들어서도 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세계증시 동반상승에 따른 자금 유입이라는 측면이 강하지만 한국시장의 디스카운트(할인) 요인이 완화되면서 서울증시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는 징후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경제 기초체력) 악화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얼마나 샀나

외국인들은 5월 한달 동안 6,880억원을 순매수해 올들어 4개월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데 이어 6월 첫 거래일에도 1,8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5월 28일부터 집중적으로 사들이기에 나서 4일간 거래소시장에서 6,784억원을 순수하게 매입, 외국인들의 올 2분기 누적 매매액수가 2일 기준으로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정반대로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지만 종합주가지수는 전고점(631포인트)을 넘어 어느새 650을 넘보고 있다.

왜 사나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서자 일부에서 국가 신용등급 상향설까지 나오고 있지만 단순하게 보면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미국의 하반기 경기호전 기대에 따른 세계 증시 상승랠리와 맞물려 있다. 우리증권 리서치센터 신성호 상무는 "외국인 매수에 특별한 재료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전세계적으로 주가흐름이 좋고 미국 내 펀드에 초과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외국계 기관들이 미국시장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종목과 업종에 대해 우리 시장에서도 비슷한 종목과 업종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신뢰지수와 경기선행지수 등 몇가지 심리적 경기 지표들이 좋아지고 미국 기업의 이익전망치가 증가한다는 점도 세계 증시 동반 랠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임춘수 상무는 "외국인이 한국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점차 호전되고 있다"며 "2분기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더 악화되면서 바닥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급랭·수출둔화·카드채 우려·SK문제 등 악재 요인이 집중되면서 2분기 성장률이 급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2분기 바닥의 골이 깊을수록 하반기 회복의 가능성과 추진력은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이냐, 바이 코리아냐

외국인들이 또다시 서울증시의 주도권을 잡은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의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된 시점이 주가의 단기 꼭지점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박윤수 상무는 "최근의 외국인 매수가 '바이(Buy) 코리아'로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며 "그동안 비중을 줄였던 아시아권 포트폴리오를 다시 채워넣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아직 펀더멘털상 넘을 산이 많은 만큼 외국인의 일시적 매수를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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