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전 후원회장 이기명씨 형제의 경기 용인시 구성읍 청덕리 10만6,000여 평이 개발이 가능한 자연녹지로 지정된 과정이 석연치 않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또 이씨 형제와 소명산업개발의 실질적인 소유자 윤동혁씨가 실버타운 건립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 사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자연녹지 변경 과정
용인시는 1996년 도농복합시로 승격된 뒤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 2001년 5월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받았다. 용인시는 건교부의 승인 후 본격적인 도시관리계획(옛 도시계획재정비안) 마련에 착수했으며, 이 때 이씨의 형제의 땅이 자연녹지로 지정됐다. 이 결정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인 올해 1월22일 건교부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대해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이씨 형제의 땅이 보전녹지가 아닌 자연녹지로 지정된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분당이나 죽전지구 등을 보더라도 택지개발지구 인근 지역은 대부분 자연녹지로 지정되는 게 관례라는 것. 더욱이 이씨 형제 소유의 임야는 경사가 심해 주공에서도 개발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택지지구에서 제외시켰는 데도 자연녹지로 지정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용인시 관계자는 "노인복지시설은 자연녹지나 보전녹지에 모두 들어설 수 있다"며 "개발지구 밖 지주들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자연녹지로 지정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입로 개설
주택건설촉진법상 1,000세대 이상의 주택을 건립하려면 폭 15m 이상의 진입로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98년 주공에서 구성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하면서 이씨 형제 소유의 임야와 연결된 폭 2m 남짓한 농로를 수용, 폐쇄시켜 사업자체가 불가능해졌다. 사정이 이렇자 이씨 형제는 지난 해 11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청원서를 제출, 위원회는 올해 초 주공에 진입도로 개설을 권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이를 근거로 올 3월8일 주공에 진입도로 개설을 요청했고, 주공은 구성택지개발지구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승인이 확정되는 10월까지 기다리라고 답변했다. 이들은 이어 4월19일 진입도로가 개설될 경우 실버타운 설립이 가능한 지 여부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 그러나 용인시는 주민여론수렴, 도시계획심의위 등을 거쳐야 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회신했다. 지난 달 20일께는 윤씨가 경기도 신도시지원단을 방문, 진입로 연결에 대해 문의했으며 경기도측은 주공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해줬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개인사업을 위해 폭10m 이상의 도로를 개설하려면 든든한 배경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용인=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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