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씨와 40억원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주)소명산업개발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윤동혁(54)씨는 이 같은 대규모 사업을 자력으로 추진할 만한 재력이 없는 인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의 취재결과 윤씨의 집은 경기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허름한 단독주택으로 그나마 친인척의 소유로 확인됐다. 또 윤씨의 부인과 소명산업개발에 감사로 등록된 딸은 1993년부터 수시로 이기명씨의 집으로 주소를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청와대는 1일 "윤씨는 이씨가 임야를 처분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와 이 땅에 노인복지시설 사업을 해 보겠다며 매수의사를 밝혀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씨의 집에서 본보 기자들이 만난 부인 김모(48)씨는 "80년대까지는 설비업으로 큰 돈도 만졌지만 남편이 정치에 눈을 돌리면서 살림이 거덜났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소명산업개발의 대표로 등록된 정모(50)씨는 부동산사업과 무관한 인물이며, 회사도 이씨 땅을 매입하기 8일 전인 2월20일 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이 회사의 사실상 소유주는 이기명씨 자신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땅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끌어내고, 실버타운을 조성해 시세차익을 챙기기 위해 윤씨와 회사를 급조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10여년 전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것으로 알려진 윤씨는 96년 총선 때는 안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부인 김씨는 "평민당 시절에는 주요당직을 역임한 적도 있고 이런 정치적 배경을 기반으로 사업에도 수완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92년 대선 때는 평민당 유세특보 직함을 갖고 있었으며, 95년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 조순 후보의 캠프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용인지역에서는 시청 및 각종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왔다
윤씨는 이씨와는 오래전부터 한가족처럼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김씨는 "명절이면 이씨와 이씨의 형님 집을 들러 세배를 지낼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윤씨가 이기명씨의 수양아들이라고 자칭하고 다녔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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