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플로러와 넷스케이프의 전쟁이 끝났다.마이크로소프트(MS)는 29일 AOL 타임워너가 반독점 소송을 낸 데 대해 화해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MS는 화해 조건으로 합의금 7억5,000만 달러(약 9,000억 원)를 AOL 타임워너에 지급키로 했다. 또 앞으로 7년간 MS의 인터넷 브라우징 기술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양사가 디지털 미디어 부문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업계는 견원지간이었던 두 회사가 이처럼 파격적인 방식으로 화해를 넘어 동맹 관계로 발전한 데 대해 놀라워하고 있다.
이번 화해는 MS가 그동안 윈도 운영체제(OS)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패키지로 공급함으로써 AOL 타임워너의 넷스케이프를 시장에서 부당하게 몰아냈다는 점을 인정함에 따라 이루어졌다.
인터넷 브라우저의 선두주자로 인터넷 초기 시장을 석권했던 넷스케이프는 익스플로러 등장 이후 시장 점유율이 5% 이하까지 떨어진 상태이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90%를 넘고 있다.
AOL 타임워너가 지난해 1월 MS를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화해는 언뜻 보면 MS의 참패로 보인다. 그러나 소송을 끝까지 진행하면 수십억 달러를 잃을 가능성이 높았고, 더욱이 화해를 통해 양사간 협력 체제까지 구축했다는 점에서 절묘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양사의 주력 사업에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AOL 타임워너사는 넷스케이프로 상징되는 기술의 개발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미디어 사업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MS도 본업이었던 소프트웨어 개발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MS의 미디어 노하우와 AOL 타임워너의 콘텐츠를 합치면 디지털 미디어 부문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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