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가슴은 감격으로 뛴다. 태극전사들이 일군 4강신화는 한국축구사에 불멸의 기록으로 남았다. 방방곡곡을 메아리치던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의 함성이 뚜렷한 환청으로 들리는 듯하다. 서울 시청앞을 뒤덮었던 붉은 응원물결도 눈에 선하다. 생애에 다시 경험하기 어려운 환희의 대회였다. 사회를 통합시키면서, 나라 사랑으로 이끌고 간 아름다운 한 달이었다. 세계 속에 한국인의 저력과 문화를 심었고, 대신 우리는 히딩크 감독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게 되었다.31일로 한일 월드컵대회 개막 1주년을 맞는다. 월드컵과 4강 위업달성은 한국인과 한국축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국민은 세계시민으로서 자신감을 얻었고, 대선 때는 '붉은 악마' 같은 영 파워가 사회 전면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축구 강국 이미지에 힘입어 박지성 이영표 등 많은 선수들도 축구 본고장인 유럽에 진출, '한류'(韓流)를 일궈가고 있다.
몇 가지 아쉬움도 있었다. 월드컵 10개 구장 중 서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후 관리운영에 어려움을 안고 있다. 문화행사와 스포츠 시설이 좀더 유기적이고 활발한 관계를 갖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월드컵 휘장사업권과 관련해서 몇 명이 수뢰혐의로 구속되는 오점도 남겼다.
최근 서울시가 축제를 열었으나, 애초부터 축제를 월드컵과 연결시키지 않은 것도 유감스럽다. 민간 차원에서 몇 가지 행사가 있긴 하지만, 공적 기관에서 성대하게 월드컵 1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하지 않은 것은 무신경과 나태 때문이다. 오늘 일본에서 한일 친선경기가 열려 1년전을 회상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감격스런 추억과 함께 월드컵 4강 신화를 살려가야 한다. 국가를 위한 희망의 불꽃으로 영원히 가꿔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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