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키 메이커역으로 갑작스런 유명세 얼얼"/"매트릭스 2" 출연 한국계 랜달 덕 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키 메이커역으로 갑작스런 유명세 얼얼"/"매트릭스 2" 출연 한국계 랜달 덕 킴

입력
2003.05.30 00:00
0 0

"매트릭스의 키 메이커가 한국 사람?"23일 개봉, 6일 만에 167만 명의 관객을 모은 '매트릭스 2―리로디드'에서 가상 세계의 시스템 비밀의 열쇠를 쥔 주요 인물로 나오는 '키 메이커' 역의 랜달 덕 킴(59)이 한국계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한국계 배우가 비중 있는 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 연극계의 베테랑 연기자인 김씨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러운 유명세가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데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는 빤히 쳐다 보았다. 온 천지에 포스터가 붙어있으니 그럴 만했다. 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난 그냥 평범한 사람(Low profile)으로 살고 싶다. 그래서 영화 홍보에도 나서지 않았다."

하와이 이민 1세인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씨는 랜달 덕 킴이 본명으로 우리 말은 전혀 하지 못한다. 하와이 마노아대와 뉴욕대에서 연극을 전공한 그는 18세 때 호놀룰루의 소극장에서 연극 '맥베스'(말콤 역)로 데뷔한 이후 주로 셰익스피어나 헨리 입센, 안톤 체홉 등 의 정통 연극에 출연해 왔다. 1970년대에는 매니저이자 연극계 동료인 찰스 브라이트 등과 위스콘신주에 극장을 열어 연극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유명세인 듯하지만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에서는 잔뼈가 굵은 그는 미국 연극계에서는 꽤 알려진 인물이다. 99년 뉴욕의 문화주간지 빌리지 보이스가 오프 브로드웨이 연극을 대상으로 시상하는 '오비상' 연기상을 수상했고, 올 토니상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플라워 드럼 송'에 '왕사부' 역으로 출연하는 등 나름대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60년대부터 하와이 지방 TV에 아시아인 역으로 출연한 그가 영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 저우룬파의 할리우드 진출작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이후 '애나 앤드 킹'등 5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매트릭스' 2편은 여섯 번째 영화이다. "처음 '매트릭스'의 캐스팅 디렉터가 끈질지게 나에게 전화를 했으나 시간이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매트릭스 1편을 보고 생각이 확 바뀌었다. 나는 곧장 그에게 전화를 걸고, 뉴욕에서 LA로 날아갔다."

영화의 최대 볼거리인 고속도로 추격 신은 트리니티가 키 메이커를 태우고 도주하는 장면을 위해 설정된 것이다. "촬영장에서 친구가 나를 '고슴도치'라고 불렀다"며 "영화에서 옷도 허름하고, 걸음 걸이도 이상해 매우 특이한 동물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매트릭스는 지금, 우리 시대의 대서사 신화극"이라고 평가하는 그는 11월 개봉될 시리즈 최종편 '매트릭스―레볼루션'에는 출연하지 않는다.

연극과 뮤지컬이 주무대인 그는 옛 친구들과 의기투합,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준비 중이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