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존재하지도 않는 이라크의 위협을 과장해 국가를 전쟁으로 끌고 들어간 잘못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로빈 쿡(사진) 전 영국 노동당 하원 지도자가 28일 말했다.이라크전 발발 직전 블레어 총리의 일방적인 친미노선에 반발해 내각에서 사퇴했던 쿡 의원은 이날 BBC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블레어 총리는 의회와 국민 앞에 중대한 과실을 범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위해 전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이라크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대량살상무기를 모두 파괴했을 수도 있다고 말해 대량살상무기를 찾아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쿡 의원은 이에 대해 "럼스펠드 장관이 이제서야 대량살상무기가 없을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진실은 처음부터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사담 후세인이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그것이 의회와 국민에게 전쟁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제시됐기 때문에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블레어 총리는 반드시 이 문제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쿡 의원은 또 "후세인이 영국은 물론 인접국들조차 위협할 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자신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해 내각에서 사퇴한 것이 옳았음이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acquariu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