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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경쾌한 "팡팡쇼"… 그녀는 건강 미인/2003 미스코리아 眞 최 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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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경쾌한 "팡팡쇼"… 그녀는 건강 미인/2003 미스코리아 眞 최 윤 영

입력
200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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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 진에) 제 이름이 나오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어요. 우황청심환을 먹고 무대에 오르길 잘했죠. 이렇게 코트에서 땀에 흠뻑 젖으니 그동안 쌓였던 긴장감이 말끔히 사라지네요."지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서울스쿼시클럽. 투명한 4각의 유리벽 속에서 늘씬한 몸매의 여성이 작은 고무공을 후려치고 있다. 라켓의 주인공은 21일 밤 2003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한국을 대표할 최고 미인에 뽑힌 최윤영(20·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심리학과1년)양.

"팡, 파앙, 팡." 윤영 양(신장 172㎝)이 스윙을 할 때마다 공이 벽에 부딪히는 경쾌한 파열음이 귓전을 때린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직육면체 공간에서 그녀와 공을 치고 받으며 격렬하게 움직이는 멋진 중년신사는 2001년 프로농구 대구 동양을 끝으로 은퇴한 최명룡(51) 전 감독. 그 아버지에 그 딸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듯 부녀의 수려한 용모가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격렬하고 쉼없는 몸동작이 최대 매력

"중학교 2학년때 처음 배웠어요. 유학생활에서 속상한 일이 있을때 주로 스쿼시를 쳤어요. 테니스는 팔힘이 좀 들지만 스쿼시 라켓은 배드민턴채 만큼 가벼워서 여성들에게 부담이 없어요." 최양은 "스쿼시 만큼 짧은 시간동안 이렇게 지방을 많이 태우는 운동도 드물다"고 예찬론을 편 뒤 "아빠한테 한수 가르쳐 주러 왔다"며 해맑게 웃었다.

'구석에 밀어 넣다'는 뜻의 스쿼시(Squash)는 가로 6.4m, 세로 9.75m, 높이 4.57m의 좁은 코트에서 천장을 제외한 5면을 이용해 랠리를 주고 받아 승부를 겨루는 종목. 볼이 바닥에 두 번 튕기기 전에 앞벽으로 받아쳐야 한다.

스쿼시의 출발은 '감옥 레포츠' 였다는게 흥미롭다. 1800년대 초 영국의 죄수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감옥의 벽에 열매를 던지던 놀이에서 유래됐다는게 정설. 1983년 국내에 소개된 후 호텔 스포츠센타 등에서 일부 계층만 즐겼지만 이제는 박진감 넘치는 스릴을 즐기려는 도시인의 대중레포츠로 자리잡았다.

테니스의 축소판격인 스쿼시의 룰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날 딸의 재촉으로 스쿼시에 처음 도전한 최 전 감독은 서비스부터 경기 종료까지 단 1초도 편안하게 숨을 쉬지 못했다. 사방팔방에서 시속 40㎞ 이상 속도로 튀어나오는 공. 실내를 펑펑 울리며 고막을 때리는 마찰음에 최 전 감독은 "사방에서 폭탄을 퍼붓는 전쟁터에 뚝 떨어진 것 같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바로 이 "정신없는 코트의 경험이 스쿼시의 매력"이라는 게 최윤영 양의 설명이다.

'게으른 사람은 도전하지 마세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의 방향에 최 전 감독은 여기저기 쫓아다니다 벽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자신이 친 공을 스스로 맞아도 실점이 된다. 윤영 양이 스쿼시의 매력에 푹 빠진 또 한가지 이유는 상대가 공을 못치도록 날리는 치열한 머리싸움이라는 점이다. 순간적으로 상대방을 많이 뛰게 하고 도저히 칠 수 없는 각도를 머리속에 그리며 공을 날린다. 앞, 뒤, 옆 벽면을 이용해 3차원 입체각을 만드는 스쿼시를 '피지컬 체스(Physical Chess)' 또는 '입체 당구'로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영 양은 최 전 감독을 녹다운 시킨 뒤 국가대표 출신의 임규호(29) 강사에게 보스트(당구의 쓰리쿠션처럼 3벽을 맞추는 것)와 킬샷(갑자기 낮고 강하게 치는 샷), 닉샷(모서리를 맞춰 불규칙 바운드를 만드는 샷) 등 프로선수들이 활용하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임씨는 "포핸드와 백핸드를 칠 때 무릎과 라켓 높이가 일직선이 되도록 허리를 낮추세요"라고 지적하며 "감독님을 닮아서 그런지 운동신경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백핸드 폼이 좋고 포핸드는 힘이 있다"고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윤영 양의 관심분야는 온통 사회 봉사활동이다. 좋아하는 사람은 테레사 수녀와 최일도 목사, 신비로운 마스크를 지녔다는 마이클 조던. 그녀의 작은 소망은 심리상담방송 토크쇼를 만들어 진행자가 되는 것이다.

1시간여 운동을 마친 윤영 양은 "온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것 같아요. 마음의 상처를 받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면 우선 저부터 건강을 지켜야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 스쿼시 운동효과

단거리 선수의 순발력, 마라톤의 지구력, 헬스의 근력, 펜싱의 민첩성, 그리고 두뇌플레이…. 인체의 모든 능력이 한꺼번에 동원되는 종합 레포츠가 바로 스쿼시다. 30분이면 테니스를 2시간 한 것과 맞먹는 칼로리가 소비돼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풀고 체력을 키우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다. 투명한 유리의 실내 경기장에서 재빠른 몸놀림을 하다보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상쾌한 기분이 찾아든다.

대한스쿼시연맹 최인수 사무국장은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 됐고 단식은 9점제 및 15점제, 복식은 15점제 경기룰을 적용한다"며 "2∼3개월이면 웬만한 기술을 구사할 수 있어 여성이나 중년층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스쿼시 라켓은 외형상 테니스 라켓과 별반 다르지 않다. 헤드, 목, 손잡이가 확연하게 구분되고 전체 길이는 68.5㎝. 반면 라켓볼 라켓은 목 부분이 없고 헤드에서 곧바로 손잡이로 이어진다. 전체 길이는 56㎝로 스쿼시보다 짧다. 라켓볼은 스쿼시와 달리 천장을 맞춰도 무방하고, 공의 탄성이 좋고 순간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라켓에는 손목에 거는 끈이 달려있다. 라켓볼은 눈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보호안경이 필수 장비지만 스쿼시는 18세이하와 복식 경기에서만 의무사항이다.

최 사무국장은 "서로 몸을 부딪히게 돼 TV나 영화에서 남녀 주인공들이 데이트할 때 흔히 애용되는 장면이 바로 스쿼시"라며 "동호인 끼리는 물론 여성들의 균형잡힌 몸매관리에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대한스쿼시연맹 02―419―6454∼5 서울스쿼시클럽 02―2678―8765∼6

/박석원기자

● 서울스쿼시클럽 임규호 강사의 스쿼시 12계명

1 상대방이 치는 볼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2 백스윙을 한 뒤에는 빨리 기본자세를 갖추고 팔꿈치는 V자를 유지한다.

3 몸을 사이드 벽으로 향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스트로크한다.

4 볼에 가능한한 빠르게 접근해 여유를 가지고 샷을 한다.

5 볼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6 볼이 사이드 벽을 따라 뒷쪽벽 부근에서 바운드가 약해지는 긴 드라이브를 잘 쳐

야 이긴다.

7 스트로크가 끝나면 될 수 있는 한 빨리 T자 중앙코트로 되돌아 간다.

8 상대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한다.

9 볼을 상대에게 가장 먼 곳에 떨어지도록 한다.

10 지쳐있는 상대에게는 갑자기 템포를 늦추고 짧게 떨어지는 드롭샷을 사용한다.

11 자신이 지치면 볼을 길게 쳐서 호흡을 가다듬는다.

12 항상 정신을 집중해 실수가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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