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가 뿜어내는 한류열풍이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를 접수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이영표(26), 박지성(22·이상 PSV아인트호벤), 송종국(24·페예노르트)을 필두로 벨기에의 설기현(24·안더레흐트), 독일의 차두리(23·빌레펠트) 등 월드컵 태극 전사들이 유럽 리그에서 '코리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24일 낮12시(현지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심에 위치한 프로축구 페예노르트팀의 연습 경기장. 다음날 경기를 대비해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1,000여명이 넘는 페예노르트 팬들이 훈련장 주변의 철망에 메달려 선수들이 슈팅을 날릴 때마다 이름을 외치며 응원을 보낸다. 송종국이 훈련장 문을 나서자 어린 꼬마에서부터 60대 노인에 이르는 팬들의 사인 공세와 사진촬영 요청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가 팬들의 육탄공세를 뚫고 10여m앞 메인스타디움까지 가는데 20∼30분이 걸릴 정도였다. 송종국은 "동양인은 알아보기 힘든 데 네덜란드 어디를 가더라도 알아보고 사인을 해달라고 한다"고 전했다.
동남부 지역인 아인트호벤의 한류열풍은 거스 히딩크(PSV아인트호벤) 감독의 인기에 힘입어 더욱 뜨거웠다. 23일 찾은 아인트호벤의 필립스 경기장 밖. PSV아인트호벤 소속인 이영표(26)와 박지성(22)이 경기장을 빠져나오자 이들을 알아본 팬들이 달려들며 사인공세를 펼쳤다. 일부에서는 "영표, 영표"를 연호하기도 했다. 블랑커메여씨는 "(이)영표는 정열적이다. 아인트호벤 팬들이 반할 정도다"며 칭찬을 아끼지않았다.
네덜란드 전국방송인 노스 스투디오 스포트(NOS-STUDIO SPORT) TV의 블라도 벨야노스키 기자는 "네덜란드에서 영표의 인기는 대단하다. 상당히 집요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박지성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재능을 갖고 있어 내년 시즌에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히딩크 감독이 정조국(20·울산) 김동국(19·청구고) 등 국내 차세대 스트라이커들에 대한 영입의사를 내비치고 있어 네덜란드내 한류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인트호벤·로테르담=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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