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9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를 방문, "역사는 이번 이라크 전쟁을 21세기의 가장 결정적 순간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서방 정상으로는 처음 이라크를 방문한 그는 바스라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 궁에서 영국군 장병 400여명을 상대로 행한 연설에서 "모든 영국민들은 이라크에서 영국군이 성취한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그는 또 현지 군 관계자로부터 이란의 대 이라크 영향력 확대 상황을 보고받은 뒤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 핵 개발 의혹을 벗고 알 카에다 등 테러 집단을 보호해준다는 외부의 의심을 불식시켜야 하는 문제는 단지 나의 인내심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이란 때리기'에 동참했다.
블레어는 또 미국의 이라크 군정 책임자인 폴 블레머 최고행정관과 존 소이어스 영국 수석특사를 만나 치안 확보문제 등 이라크 전후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BBC 방송은 그러나 "6시간에 걸친 블레어의 이라크 방문은 지난해 9월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있다는 블레어의 발표 내용과 다른 영국 정부 문서가 공개되고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 전쟁 개전 이전에 대량살상무기가 폐기됐을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그 빛을 상당히 잃었다"고 평가했다.
블레어는 이날 쿠웨이트시티에서 C―130 수송기를 타고 바스라에 도착했으며, 바스라 방문후 움카스르 항으로 이동해 영국군 소해정에 승선하기도 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