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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국회의원 공통점은?

입력
2003.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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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와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 두 가지. '저금리'와 '고령화'다. 오래 살아도 금리가 높으면 저축만 해도 되고, 저금리라도 수명이 짧으면 투자하지 않아도 되지만, 저금리 시대 '장생(長生)의 리스크'를 줄이려면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어린 시절 자전거 배우듯 '일단 타보고…'라는 생각에 무턱대고 뛰어들어서는 곤란하다. '복마전' 같은 투자의 세계에 되물리기식 'NG'가 없기 때문이다. 먼저 주식시장이 어떤 곳이고, 어떤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지 알아야 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증권 전문기자'로 정평이 나 있는 머니투데이 김준형씨의 '투자의 세계에 NG는 없다'(굿모닝북스)는 증시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돈·시스템에 관해 이야기다. 투자자들에게 주식시장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자본주의 경제의 거울인 증권시장을 이해하려는 학생·주부라면 한번쯤 시세판 숫자 뒤에 숨은 증시의 이면을 돋보기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예리한 눈으로 증시를 바라보는 그의 '알짜'같은 글은 사례와 경험 중심이어서 재미가 있고, 구석구석 투자의 대가들이 '땀과 눈물'을 통해 내놓는 투자의 지혜와 비법도 무릎을 치게 한다. 김 씨는 이미 '팔면 상한가, 사면 하한가인 개미들에게'(1999년)와 '공시, 제대로 알아야 주식투자 성공한다'(2002) 등의 증시 관련 저서로 투자자들과 친숙하다.

저자는 통화정책의 수장인 박승 한국은행 총재의 '올인(몰빵)'식 주식투자를 진단하기도 하고, 빈털터리에서 출발해 100억원을 굴리게 된 '큰 손'을 통해 증시의 비정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반도체와 국회의원의 공통점은?' 한번 성공하면 4년은 먹고 살고, 그만 두면 할 일이 없다. 이런 재치있고 명료한 소제목과 글을 읽다보면 합리적 투자와 비이성적 투자의 경계를 저절로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증시의 내막을 '알게 됐다'고 해서 바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어도 될까? 해답은 세계적인 투자가 존 템플턴이 카리브해로 휴가를 떠나면서 친구에게 한 말에 담겨있다. "혹시 시장에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연락해주게. 단 전화로 하지 말고 편지로…." 역시 조급하게 덤비기보다는 다시 한번 생각하고 투자하자.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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