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소렌스탐은 누굴까?'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출전을 계기로 '필드 성대결'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소렌스탐의 역사적 도전은 컷오프로 끝났지만, 대회 흥행면에서 엄청난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골프계에서는 남녀 프로 톱골퍼 50명씩 1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이벤트 창설도 거론되고 있다.
소렌스탐에 이어 성전(性戰)에 뛰어들 선수로는 카리 웹(30·호주)과 박세리(26·CJ)가 우선 꼽힌다. 호주의 지역 신문인 '디 에이지'는 내년 1월 멜버른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하이네켄 클래식 주최측을 인용해 웹이 이 대회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이네켄 주최측은 "웹이 이 대회에 스폰서 초청 케이스로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웹은 올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벅차 남자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고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애착이 강한 그가 주최측 초청에 응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박세리도 "PGA투어이든 국내 남자대회든 불러만 준다면 출전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현재 PGA에서는 아직 손짓을 보내는 곳은 없지만 하반기에 열리는 국내 일부 남자대회 주최측에서 박세리의 참가를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성대결이 예약돼 있는 경우도 있다. 7월 미 PGA투어 그레이터 하트퍼드 오픈에 출전하는 골프장 소속 프로 수지 웨일리(미국·37)와 미셸 위(14·한국명 위성미)가 주인공이다. 특히 미국 언론은 8월 캐나다PGA투어인 베이밀스오픈, 9월 미PGA 2부투어인 보이시오픈에 나서는 미셸 위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소렌스탐과는 달리 남자 못지 않은 300야드의 장타를 보유하고 있어 퍼팅 등 세기만 가다듬으면 PGA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셀 위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남녀 차이는 거리뿐이다. 여자선수가 남자대회에 나가는 것이 더 이상 얘깃거리가 되지 않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물론 남녀 성대결에 대해 골프 자체 보다는 돈벌이를 위한 상업적 이벤트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어쨌든 올해 세계 골프계의 최대 화두는 여성의 계속되는 남자 무대 도전이 될 것 같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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