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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메이커]작사·작곡가겸 음반프로듀서 최준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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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메이커]작사·작곡가겸 음반프로듀서 최준영씨

입력
2003.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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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원하는 음악을 정확히 예측해 남보다 한 발 앞설 수 있는 감각과 기획력,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어떤 종류의 음악도 독특한 스타일로 창조해 내는 천재성, 가수의 잠재력을 읽어내는 안목'. 90년대 중반 온 나라에 '샤바샤바' 열풍을 일으켰던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2000년 총선정국의 '바꿔 바람'에 부채질을 한 이정현의 '바꿔'를 만들고 요즘은 김건모의 '청첩장' '제비'로 상한가를 치고 있는 작사·작곡가 겸 음반 프로듀서 최준영(36)의 대박비결이다. 최근 여자가수 중 최고 음반판매를 자랑하고 있는 왁스와 쿨, 자두, 컨츄리꼬꼬, 코요태, 디바도 그의 손으로 만들어진 스타이고 여성 인기그룹 핑클은 그의 곡 '루비'를 부르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최준영은 지난 10년간 무려 1,300만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한 가요계 '미다스의 손'이다. '스피드'를 타이틀로 한 김건모의 4집이 230만장, '날개 잃은 천사'의 룰라 2집이 180만장 팔렸고 음반시장이 3분의 1로 줄었다는 불황속에서도 왁스의 음반은 70∼80만장이 팔린다. 2월에 나온 김건모의 8집도 60만장을 기록중이다. 그의 노래를 불렀다 하면 스타가 되는 것이다.

최준영의 노래는 다양하다. 댄스음악의 귀재로 불리지만 발라드, 록, 힙합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오가며 폭 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다. 곡 뿐 아니라 직설적인 대화체 가사들은 사회의 아픈 곳을 찌르거나 청소년의 고뇌를 대변하고, 따뜻하고 밝은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는 목포에서 중학교 3학년때 '푸른별' 이란 4인조 그룹을 만들어 기타리스트와 보컬로 날리며 작곡까지 한 대중음악의 영재였다. 한양대 시절에는 '웨이브'란 헤비메탈 밴드를 조직해 활동했다.

본격적으로 가요계에 명함을 내민 건 94년 쿨의 1집 '너 이길 원했던 이유'를 내면서. 이 곡은 여느 댄스곡과는 달리 힙합 사운드에 현악기, 클래식 악기를 가미하고 클래식 곡인 '아다지오'를 노래 중간부에 삽입하는 새로운 시도로 관심을 끌었다. 쿨의 2집에 수록된 '슬퍼지려 하기 전에는' 은 2002년 DJ들이 뽑는 역대 최고 댄스곡에 선정되기도 했다.

95년 발표한 '날개 잃은 천사' 의 신바람 나는 리듬과 멜로디는 28세의 그에게 '대박 제조기'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는 룰라 이정현 왁스등 대부분의 가수들을 직접 캐스팅 한 후 그들의 장기와 이미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었다.

배우출신인 이정현에게는 신들린 듯한 그의 끼를 염두에 두고 '와'를 만들어 주었다. 테크노와 국악이 결합한 '와'는 단숨에 각종 인기차트 1위에 오르며 무명 이정현을 슈퍼스타로 변신시켰다. 후속곡 '바꿔'는 총선열풍에 휩싸여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특별히 정치적 의도는 없었지만 사회적인 변혁욕구를 담은 것이었다. '날개 잃은 천사'와 '바꿔'는 모두 사회적 트랜드에 맞춰 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중가요는 시대적, 문화적 욕구를 푸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날개 잃은 천사'는 당시의 경기호황과 들뜬 사회 분위기에 맞춰 흥겨운 멜로디로 만들었고, '바꿔'는 IMF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소비가 증가하는 등 정신을 못 차리는 세태를 꼬집으며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자책을 더해 만들었는데 의외로 반향이 컸다. 정치권에서는 노랫말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각기 유세의 로고송으로 쓰는 등 경쟁적으로 선거에 이용했고 최씨는 모정당의 전국구의원 후보제의에 한동안 잠적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선생님 사랑해요' '호기심'등 사춘기 소녀의 감정을 재미있게 그렸던 여중생 3자매 그룹 한스밴드의 노래도 그의 작품.

왁스는 2000년 음반제작회사 J엔터컴을 설립한 후 만난 첫 가수였다. 프리랜서로 일할 때는 상업적 성공을 염두에 두어야 했으나 회사를 차려 독립한 후에는 '노래 잘하는 가수'들을 찾아 키우고 싶다고 하던 차에 만난 게 왁스였다.

DOG란 그룹을 하며 여러 기획사를 전전하다가 마지막으로 최준영을 찾은 그에게서는 앤 머레이, 카펜터스와 같은 이지 리스닝의 솔로 음악에 딱 제격이라는 감이 왔다. 남들이 아니라고 하는 가수를 가지고 스타를 만들어 보고 싶은 모험심도 발동했다. 1집에서 외국곡을 리메이크 한 '오빠'가 좋은 반응을 얻은 데 이어 '화장을 고치고' '머니'를 부른 2집이 80만, '여정'의 3집이 70만장에 이르며 연속 히트를 쳤다.

그는 자신의 곡에 대부분 직접 가사를 붙인다. 김건모의 7집에 들은 '미안해요'는 KBS 가요대상 작사상을 받았다. 가사는 미사여구 보다는 흔히 말하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가사에는 쓰지 않는 것들을 여과 없이 옮겨 놓는데 작곡자가 직접 쓰니까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대여 지금껏 그 흔한 옷 한벌 못 해주고… 생일날 따뜻한 밥 한번 못 사주고…"하는 '미안해요'의 가사는 마음속으로는 생각해도 노래에 쓰기는 유치한 말을 그대로 옮겨 성공한 경우이다.

10년간 만든 수많은 노래중에서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곡은 '하나되어'이다. 최준영은 IMF때 "나라가 어려울 때 노래로 큰 힘이 되자"고 연예제작자협회에서 주도한 이 노래의 작곡자로 선정돼 3개월간 온 힘을 쏟았다. 김건모 이승철 신승훈 등 60명의 가수가 함께 노래했으며 음악을 통해 위로와 감동을 주고 국가에 기여한다는 데 보람을 느꼈다고.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는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아 매일 6개의 신문 기사를 샅샅이 훑어 보며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한다.

최고로 꼽는 가수는 김건모이다. "외모가 안 받쳐줄 뿐이지 라이브나 앨범이나 차이 없을 정도로 정확한 음감에 작곡과 연주능력, 춤, 입담까지 모든 것을 갖췄다"고 평한다. 김건모도 자신과 궁합이 맞는 최고 작곡가로 최준영을 인정한다. 김건모는 최준영과 '스피드'의 4집을 공동제작한 후 5,6집을 단독으로 했다가 7집에서 다시 만나 '미안해요' '짱가'의 대히트로 국민가수의 면모를 되찾았으며 8집 제작에 앞서 최준영의 회사 소속으로 들어갔다.

최준영은 95년 룰라의 음반을 내면서 작곡뿐 아니라 음반의 컨셉부터 캐스팅, 트레이닝, 레코딩, 무대 퍼포먼스, 음반판매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는 프로듀서로 나섰다. 국내 1호 음반 프로듀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음악인이 주인이 되고 목소리가 커져야 음악이 발전할 수 있다'는 평소의 소신에 '좋은 선후배를 위해 길을 만들어 놓고 싶다'는 희망을 더해 J엔터컴을 설립했다. 맥도날드 매일유업 하이트맥주와 반도체장비회사 (주)디아이가 출자해 대외적으로 실력과 성공가능성을 인정받았고 연간 매출이 8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금년에는 100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코스닥에도 등록할 예정이다.

본인은 2년간 맡았던 대표직을 물러나 제작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소속 작곡가가 12명. 음악선배인 임기훈과 PJ 유타 여인구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다음 목표는 외국 진출이다. 지난해 이정현의 '와'를 베껴 유럽에서 히트를 친 이탈리아 음반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데 한편으로 자신의 노래가 외국에서 인정 받은 것을 입증하는 일이라 자신감도 얻었다. 이외에도 '바꿔'와 '와'를 대만의 인기가수 새미 쳉이 불러 대만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왁스의 '화장을 고치고'는 홍콩 톱가수 조이에 의해 불려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코요태의 '순정'이 리메이크되고, 그에게 곡을 써 달라는 주문이 줄을 잇고 있다.

8월에 출시되는 왁스의 4집 작업이 완료되면 곧 출국해 일본 중국 홍콩 시장 공략을 진행할 계획. 현지 새로운 가수들과의 만남으로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음악의 창조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그를 설레게 한다.

유석근 편집위원 sky@hk.co.kr

사진 박서강기자

● 히트곡

김건모―스피드, 미안해요, 짱가, Double, 미련, 청첩장, 제비

왁스―화장을 고치고, 오빠, 부탁해요, 여정

룰라―날개 잃은 천사, 기도 핑클-루비 쿨-슬퍼하려 하기 전에 이정현―바꿔, 와, 너 코요태-순정, 실연 컨츄리 꼬꼬―일심, 오 가니 디바-왜 불러 자두-잘가, 대화가 필요해, 김밥 한스밴드―선생님 사랑해요, 호기심

● 해외리메이크 현황

새미 쳉(대만)

이정현의 '바꿔'-'Shake'로 리메이크

'와'-'Wa'로 리메이크

알렉스(대만)

디바의 '왜불러'-'Breaking the rules'로 리메이크

유키(홍콩)

디바의 '왜불러'-'怪獸(괴수)'로 리메이크

● 수상경력

1996년 SBS서울가요대상 최고 작곡가상

1998년 SBS서울가요대상 최고 작곡가상

1999년 SBS서울가요대상 최고 작곡가상

SBS가요대제전 최고 프로듀서상

2000년 SBS서울가요대상 최고 프로듀서상

2001년 SBS서울가요대상 최고 프로듀서상

SBS가요대제전 최고 작곡가상

2002년 KBS가요대상 최고 작사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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