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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명 회견으로 수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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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해명 회견으로 수긍할까

입력
2003.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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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나서 형의 땅투기와 생수회사 관련 의혹을 해명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심사는 처연하다. 서민대통령을 자처하고 돼지 저금통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노무현 대통령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취임 100일이 채 안된 대통령이 중첩한 국사를 제쳐놓고 부동산 중개소에서나 오고 갈 내용을 미주알고주알 얘기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대통령 주변이나 청와대측이 초기에 보다 적극적인 해명을 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의혹의 중심에 선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문재인 민정수석의 말대로 변호사인 동생보다 훨씬 재산이 많은 분으로 평범한 시골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20여년 전부터 부동산 투기를 해왔고 재테크에도 능했다.

노 대통령은 장수천 채무 변제를 위해 거제의 건평씨 땅과 이기명 후원회장의 용인 땅을 처분하는 과정에 '호의적' 거래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거래의 장본인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무엇 때문에 이런 호의적 거래가 가능했는지가 중요하다. 집권당 대통령 후보이고 대통령 당선자였기 때문에 가능 했을 것이다.

해명에는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된 자신의 측근 안희정씨에 대한 언급이 없다. 안씨가 나라종금과 우리들병원으로부터 받은 3억9,000만원이 어떤 성격의 돈이며, 이 돈이 자신과 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설명됐어야 했다.

노 대통령은 "있는 그대로를 소상히 말씀드리고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정한 행위나 범법사실이 없으니 더 이상 소모적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지 말자"고 호소했다. 국민이 궁금해 하고 어이없어 하는 것은 부정행위나 범법 여부가 아니다. 의혹이 눈덩이처럼 번지고 있고 석연치 않는 대목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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