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면서 음성으로 오디오·전화를 작동하고 이메일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 지리측정시스템(GPS)과 연동해 정체구간 우회로를 찾아주고, 사고나 고장 시 응급차와 정비소에 자동 통보 해준다."미래 자동차에 대한 묘사가 아니라, 올 하반기부터 서비스가 본격화할 텔레매틱스(Telematics)의 주요 서비스 내용이다. 텔레매틱스란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기술(Informatics)의 합성어로 자동차에 장착된 단말기와 통신망으로 연결된 차량정보센터를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는 차량종합정보시스템을 말한다.
국내 텔레매틱스 현황
정보통신부는 지난해 720억원 정도에 그쳤던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이 올해 1,300억원 대로 확대되고 2010년에는 7조원 대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연평균 77%의 고성장 시장인 셈이다.
현재 국내 텔레매틱스 시장은 이동통신사, 텔레매틱스 단말기 제조사, 완성차회사 등 3자가 제각각 제품을 개발 출시하는 형태다. 이동통신사 중에는 SKT가 선발주자로 핸드폰을 통해 길안내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네이트 드라이브'서비스 및 단말기를 판매 중이다. 핸드폰으로 텔레매틱스를 이용하려면 서비스 지원 휴대폰·GPS안테나 등 네비게이션 키트를 구입해야 한다. 구입가격이 다른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비해 저렴하고 휴대가 간편한 것이 장점이다. 가격은 단말기 30만∼50만원대, 이용료는 월 2만원 선.
개인휴대단말기(PDA)를 사용하고 있다면 GPS수신장치가 포함된 네비게이션 키트를 따로 구입한 후 결합하면 휴대전화보다 큰 화면으로 입체적인 지도를 이용한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40만∼60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을 내면 이용이 가능하다.
단순 길안내나 과속감시카메라 위치 제공 등 초보적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넘어 본격적인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차량전용 단말기를 설치해야 한다. 가격은 110만∼260만원선. 라디오FM 주파수를 이용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MBC idio'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 가격은 30만∼35만원 선이며, 서비스 이용료는 없다.
하반기 완성차회사 본격 참여
지난 주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부터 10∼13개 차종에 텔레매틱스단말기를 설치한다고 발표하는 등 완성차업체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옵션판매가 아닌 기본 장착형식으로 보급해 현대차가 2007년까지 약 70여만대, 기아차가 2009년까지 60여만대에 장착하기로 하는 등 시장장악의 꿈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장착할 텔레매틱스 단말기는 LG전자(모델명: MTS-II)와 현대오토넷(MTS-III)이 각각 개발을 맡았으며, 서울 계동 현대차그룹 사옥에 차량정보센터를 두고 LG텔레콤 망을 이용해 교통 및 생활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장착될 차량은 9월부터 그랜저XG, 뉴EF쏘나타(현대)·리갈(기아)에 MTS-II 9월 이후 현대 에쿠스 페이스리프트모델·기아 오피러스에 MTS-III 연말 테라칸, 트라제, 싼타페(현대)·쏘렌토, 카니발(기아) MTS-III등으로 계획돼 있다.
이밖에 쌍용차는 KTF 및 현대오토넷과 관련서비스 제공을 협의 중이며, 르노삼성은 SKT, 삼성전자와 사업화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이미 운행 중인 차량을 대상으로 한 시장에 눈을 돌려 7월부터 200만원 대 음성인식형 텔레매틱스 단말기 '엑스라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휴대폰 연결장치를 차에 내장한 후 휴대폰 핸즈프리 단말기가 사라졌듯이, 완성차가 텔레매틱스를 장착해 판매하기 시작한다면 기존 텔레매틱스 관련업체들도 완성차 납품회사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영오기자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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