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본보, 당시 상황분석 '합참 문건' 확인/ 작년 西海교전 정보당국선 "우발충돌" 결론/ 청와대·軍 "계획도발"로 뒤집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본보, 당시 상황분석 '합참 문건' 확인/ 작년 西海교전 정보당국선 "우발충돌" 결론/ 청와대·軍 "계획도발"로 뒤집어

입력
2003.05.28 00:00
0 0

지난해 6월29일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에서 벌어진 남북 해군간 서해교전에 대해 당시 정보당국은 '우발충돌'로 최종결론을 내리고 한국전 종전후 해군의 최대 작전실패 사례로 분석했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이는 국방부와 합참이 당시 종합결과 발표를 통해 '북한의 치밀한 사전계획에 의한 악의적인 선제기습'으로 규정한 것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관련기사 A5면

특히 당시 청와대와 합참 수뇌부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국내 비판여론을 무마하고, 작전 지휘관 문책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보당국의 분석을 뒤집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데다 합참이 '북한의 의도적 도발'로 규정한 이후 기무사가 관련 부서 문건을 파기토록 하는 '파기감사'를 실시하는 등 관련사항을 조직적으로 왜곡·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사건 진상과 책임소재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보가 확인한 당시 합참의 서해교전 분석문건에 따르면, 한국 및 한미연합사 정보 관계자는 교전 다음 날인 6월30일 오후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17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갖고 서해교전을 '북한의 계획된, 의도적 공격이라기보다는 상호 근접해 기동하다 발생한 99년 연평해전과 유사하게 아군 고속정이 충돌공격을 감행하려 한 데 대해 위협을 느껴 선제공격을 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 회의에는 국방부 합참 정보사 기무사 국정원 등 우리측 정보 관계자와 한미연합사 정보 당국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 문건은 북한의 '계획적 도발 가능성'에 대한 분석결과, 북한 경비정과 황해도 사곶에 위치한 북한 해군 8전대사령부간, 또 정박 중인 북한 대기함과 북한 지휘부의 통신 내용 등 중요 첩보(SI) 자료 등을 종합해 볼 때 북한의 의도적 도발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또 한국 해군 2함대의 묵인 하에 어로저지선 밖으로까지 진출해 꽃게잡이 조업을 한 우리 어선들의 움직임이 교전을 유발한 한 원인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당시 북의 우발적 공격에 대패했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햇볕정책으로 대북경계태세가 이완돼 있던 탓에 패전했을 것'이라는 야당 등의 공세를 우려한 청와대의 판단과 패전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작전지휘라인간의 이해가 맞물려 사태를 왜곡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교전 이후 북한 해군사령부가 8전대에 현지 감찰을 나와 교전을 막지 못한 북한 등산곶 경비정 함장 등 지휘관을 줄줄이 문책한 사실도 우발적 사태임을 입증한다"고 밝혔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