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브제에 다른세계 구현"/국제갤러리서 아니쉬 카푸어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브제에 다른세계 구현"/국제갤러리서 아니쉬 카푸어展

입력
2003.05.28 00:00
0 0

아니쉬 카푸어(사진)의 조각을 대하면서 느끼는 일차적 감정은 현기증이다. 어지럼증이 우선 시지각을 흔들어 놓고, 이어 그가 돌에 파놓은 네모 나거나 블랙홀 같은 구멍 속으로 빨려 들고 말 것 같은 아찔함이 느껴진다. 심연(深淵)이 그의 조각에 있고, 거기서 어떤 기의 흐름이 몸으로 전해지는 듯하다.세계적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전이 21일 국제갤러리에서 개막해 6월29일까지 열리고 있다. 사암, 대리석, 석고, 스테인레스, 알루미늄 등으로 만든 작품 9점이 전시된다. 인도 봄베이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카푸어는 존재와 부재, 유형과 무형, 정신과 물질 등의 형이상학적 주제를 조각 작품으로 승화시켜 인간의 육체, 심리 상태에 대한 숭고한 경험을 주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조각은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적이고 원초적인 공간으로 존재하는 것 같다. 사암에 직사각형 구멍을 뚫어 파내고 거기 새까만 안료를 칠해놓은 작품을 들여다보노라면 태초의 공간이 저러했을 것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재일 화가 이우환씨는 "영원에 대한 감각을 보여주며, 인간의 전망을 위한 새로운 종류의 구원을 모색하여 제시하고 있다"고 극찬한다. 이번 전시회에 맞춰 방한한 카푸어는 "오브제가 그 고유의 물질적 성격을 떠나서 다른 차원의 세계로 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작업"이라며 "작가의 작업에서는 의미보다 작업과정 자체가 중요하다. 아티스트는 작업을 해나가면서 그 작업의 의미를 깨닫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