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적자원부가 전교조의 주장을 받아들여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핵심영역의 재검토를 발표한 다음 날인 27일 일선 학교들도 NEIS에 대한 입장을 경계로 양분됐다. NEIS 도입에 반대해 왔던 전교조 소속 교사와 이에 반대하는 비전교조 교사 및 정보담당교사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NEIS의 기초자료 입력 정도가 학교별로 달라 정도차가 있지만 'NEIS 유보'라는 급작스런 결정으로 정보담당교사를 포함한 교사들은 혼란에 빠진 상태. 이들은 특히 NEIS에서 CS로 전환하는 엄청난 작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교육부로부터 내려온 지침도 없어 우왕좌왕하고 있다.
서울 K고 전출담당 교사 박모(43)씨는 "지난 9일 전학 간 학생의 자료를 넘겨주지 못해 해당 학교에서 채근을 받고 있는데 어제 결정으로 언제 자료를 넘겨야 할지 기약도 없게 됐다"고 고민을 털어 놓았다.
서울 A고 정보담당교사 김모(29)씨도 "오늘 일반 교사들을 상대로 예정했던 NEIS 학생사진 입력 강의를 취소하느라 오전 내내 눈코 뜰 새가 없었다"며 "전학생이 생길 경우 상대 학교로 넘겨야 하는 학생기록 디스켓은 만들지 못했고 건강기록부, 학교생활기록부, 특활누가기록부 등의 수기(手記)기록만 뽑아놓은 상태"라고 혼란상을 토로했다. 학생기록을 넘기지 못할 경우 한달 앞으로 다가온 기말고사 성적처리 등에 혼란도 예상된다. 김씨는 "NEIS를 쓴다고 해서 4월말 NEIS안에서 자료를 변환해 CS를 불러오는 프로그램도 없애 놓았는데 다시 CS로 돌아가라니 어이가 없다"며 "결국 교육현장은 '목소리 큰 사람' 이 이기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학교마다 NEIS 반대를 외쳐 온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교육부 결정을 환영한다'는 유인물을 교무실에 나눠주는 등 '축제' 분위기였다.
이를 바라본 비전교조교사와 정보담당교사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양측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서울 C고 김모(60) 교감은 "전교조 교사와 비전교조 교사들이 입장에 따라 반응이 상반된다"며 "지금도 양측 선생님이 얼굴을 쳐다보지 않는 등 교무실 분위기가 냉랭한데 실제 CS체제로 돌아갈 경우 마찰은 더욱 심해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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