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싸움이 더 살벌하고 재미있다."아주리 군단의 '100년 라이벌' 유벤투스와 AC밀란이 29일(한국시각)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홈 구장인 올드 트라포드에서 2002∼2003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놓고 단판 승부를 겨룬다.
' 이탈리아 팀끼리 월드컵에 버금가는 축구 제전인 챔피언스리그 패권을 다투기는 1955년 대회 출범 후 처음이다.
1899년부터 100년 넘게 세리에A에서 혈투를 벌여 온 양 팀은 각각 델 피에로와 셰브첸코를 최전방에 내세워 '빗장수비'대신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할 전망이다.
양팀은 올 시즌 똑같은 스코어(2―1)로 1승씩 주고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세리에A 2연패(連覇)를 달성한 유벤투스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준결승에서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격침시키는 등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유벤투스는 세리에A 및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한꺼번에 거머쥐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마드리드와의 4강 2차전에서 1골 1도움을 뽑아내는 등 물오른 기량을 자랑하는 델 피에로는 트레제게와 투톱을 이뤄 또 다시 킬러의 본성을 드러낼 태세다. 수비형 미드필더 다비즈의 날카로운 패스와 공수 조율도 듬직하다.
인차기와 셰브첸코, 코스타의 3각 편대가 막강 화력을 뿜어대는 AC밀란도 만만치 않다.
통산 6회 우승에 도전하는 AC밀란의 인차기는 "유례없는 격렬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일전을 벼르고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23골을 잡아낸 특급골잡이 셰브첸코도 '큰 경기에 강하다'는 평에 걸맞게 한방을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 '3R'의 한 축인 공격형 미드필더 히바우두의 크로스와 '왼발 슛'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이날 경기는 연장에 들어갈 경우 '실버골 제도(연장 전반에 골이 날 경우 전반끝까지, 후반에 골이 날 경우 후반끝까지 진행하는 방식)'가 적용되며 우승팀에게는 높이 62cm(7.5kg)의 1만 스위스프랑(약 930만원) 짜리 트로피가 주어진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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