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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강릉 부연동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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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강릉 부연동약수

입력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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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은 강원도를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다. 그래서 대충 강릉 여행을 한 사람의 기억 속에 강릉은 도시적 이미지로만 남는다. 그러나 도시 강릉은 강릉의 일부일 뿐이다. 험한 산중에 들어있어 여전히 발길이 닿기 어려운 오지가 더 많다.부연동(연곡면 삼산리)이 그런 곳이다. 예전의 이름은 가마소골이었다. 마을을 흐르는 계류(양양 남대천의 최상류)에 가마솥처럼 생긴 소(沼)가 있다. 일제 때 강제로 한자 이름으로 고쳤다. 마을 자체도 솥 밑바닥에 들어 있는 형상이다. 솥 밑바닥으로 들어가려면 솥의 언저리를 넘어야 하는 법. 부연동으로 들어가는 언저리는 의미 그대로의 언저리가 아니다. 높고 험한 산이다. 천연의 요새가 따로 없다. 6·25를 모르고 살았을 정도니까.

지금은 길이 나 있다. 임도나 지방도로가 아니다. 버젓한 56번 국도다. 양양군 어성전 마을과 강릉의 진고개를 연결한다. 국도이긴 하지만 비포장이고 굽이가 험하다. 그래도 이 길을 타고 주말이면 많은 여행객이 들어간다.

처음에 이 길을 개척한 사람들은 플라이 낚시꾼들이었다. 가마소에 산천어와 송어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제는 일반 여행객이 많이 간다. 산골에 갇혀있던 부연동약수가 알려진 이후의 일이다.

약수는 아랫마을에 있다. 높은 절벽이 있고 그 아래로 계류가 흐른다. 약수는 절벽과 계류의 경계에 있다. 예전에는 접근이 어려웠다. 사람들이 많이 찾자 정자를 지어 뚜껑을 덮었고 철다리를 만들어 계류를 건너게 했다.

철분이 많이 함유된 탄산수로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 특히 부연동약수로 밥을 지으면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반찬이 없어도 꿀맛"이라고 자랑한다. 약수터 부근의 농가에서 민박을 친다. 여행객도 머물지만 병약한 사람들이 오랜 기간 머물며 치료를 하기 때문이다. 중증으로 왔다가 완치하고 돌아간 사람도 많다고 한다.

약수터 주변은 아름답다. 숲과 계곡이 살아있다. 공기도 꿀맛이다. 심산계곡의 약수와 맑은 공기,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 어떤 병이 낳지 않겠는가.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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