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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 유재하 "우울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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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로 보는 세상/ 유재하 "우울한 편지"

입력
2003.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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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죽은 그가 끊임 없이 이승으로 텔레파시를 보내는 것일까?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는 요즘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서 신청곡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이전에도 하루 10장 가량은 꾸준히 팔렸다는 그의 음반도 요즘 들어 하루 50장 이상 판매되고 있다.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박현규(박해일)는 비가 오는 날이면 라디오에 이 노래를 신청하고 그 때마다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이 노래는 박현규가 범인일 수 있다는 방증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관객들에게 그가 살인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살인자의 노래로 사용되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과 가장 순수했던 시절 세상을 떠난 요절 가수 유재하의 노래라는 사실이 뽀얀 얼굴과 백열등 아래 사슴 같은 눈을 반짝이는 극 중 박해일의 모습과 느낌이 통해 '설마 저 사람이…'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유재하는 단 한 장의 음반만을 발표하고 1987년 11월1일 새벽, 강변도로에서 승용차가 택시와 충돌해 즉사했다. 스물 다섯의 나이였다. 술을 물보다 좋아했다던 그는 그날도 술에 취한 채 마찬가지로 술에 취한 친구가 모는 승용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친구의 부모는 보상금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죽음이 세상에 남긴 것은 4,000여만원의 보상금이 아니었다. 그의 노래는 이곳 저곳에서 계속 살아 숨쉬고 있다. 그가 남긴 발라드 문법은 이문세 변진섭 신승훈 등으로 이어지며 가요계를 이끌었고, 유재하 가요제를 통해 조규찬, 유희열, 김연우, 나원주 등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보석 같은 신예들을 배출했다.

데뷔 시절 앨범은 절판돼 2001년 리마스터링해 나와 있다. 자신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 흐릿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초상화를 담은 표지는 리마스터링판에는 타자체로 '사랑하기 때문에'라고 쓰인 것으로 바뀌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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