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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재난발언 해명 미흡" 등 민감한 부분 경추위 해설자료 삭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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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재난발언 해명 미흡" 등 민감한 부분 경추위 해설자료 삭제 "논란"

입력
2003.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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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25일 배포한 제5차 남북 경추위 해설자료 최종본에서 23일 회담 직후 배포한 초안 중 북측의 '재난' 발언 해명 평가, 핵 문제와 경협·쌀 지원 연계 방침 등 민감한 부분을 삭제했다. "회담 결과를 왜곡시켰다"는 비난이 나올 만하다. 통일부 당국자들은 26일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해석이 담긴 부분을 수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북측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거나 북측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만 삭제됐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통일부는 이처럼 북한에 '성의'를 보였는데도 회담 이후 북한이 연일 대남 비난공세를 펴자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통일부는 23일 경추위 회담이 끝난 뒤 배포한 해설자료 초안에서 '재난' 관련 부분에 대한 북측의 해명에 대해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 만족스럽지 않다"는 비판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25일 내놓은 최종본에선 이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초기의 강경입장과는 달리 애매한 수준의 해명을 수용했던 사실 등은 "이전과 달리 유감성 해명을 받아낸 것은 진일보한 성과"라는 자화자찬에 묻혀버렸다. 통일부는 결과적으로 북측이 '적절한 조치'를 한 것으로 해석한 셈이 됐다.

여기에는 현실적으로 40만톤의 대북 쌀 지원 문제가 결부돼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회담에서 인도적 차원의 쌀 지원을 결정한 정부로서는 자칫 "재난 발언에 대해 적절한 해명을 받아내지 못한 채 쌀 지원만 약속했다"는 '퍼주기 논란'에 직면할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또 초안에 있던 "경제회담이라서 핵 문제를 합의문에 포함시키지 못했다"는 비판적인 평가 등 '북한 핵 문제' 항목도 전면 삭제했다.

한편 북한은 25일 조평통 서기국 보도를 통해 "'추가적 조치'가 실천에 옮겨지면 남한에 엄청난 재난을 가져올 것"이라며 다시 경고성 발언을 내놓았다. 또 26일에는 직접 이번 경추위를 겨냥해 "남측 태도가 너무도 실망스러웠다"고 비난했다. 통일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의 거친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이런 발언을 지속할 경우 남북관계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북측에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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