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치러진 제13회 공인중개사 시험 문제지가 사전 유출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부정응시자 100여명 중 불과 10%만이 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700만∼1,500만원씩 내고 미리 문제지를 입수한 응시자들이다.이 문제지는 서울과 경기지역 전기학원 원장들을 거쳐 전기기사 공부를 하던 학원생들과 법무사 사무장, 서울시 공무원 등 평소 알고 지내던 이들에게 건네졌다. 이들 가운데 한 학원장은 딸, 여동생, 제수와 함께, 또 다른 학원장은 처, 형, 조카와 같이 문제를 풀어보고 시험에 응시했으나 낙방했다. 전기안전공사의 한 과장은 부하직원 여러 명에게 문제지를 제공했으나 이들도 탈락했다.
다만 대전에서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던 학원생 17명이 시험 당일 새벽 문제지를 입수, 한 호텔의 객실을 잡아 문제지를 함께 풀었는데 합격자의 대부분이 여기서 배출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시험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들이어서 하루 밤 벼락치기 공부로 5과목 200문제를 소화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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