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밤(현지시각) 아프리가 북부 알제리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400명을 넘어섰다. 발생 후 이틀이 지난 23일 새벽까지도 여진이 계속됐으며, 심각한 피해 상황에도 불구하고 구조작업이 늦어져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알제리 내무부는 지금까지 최소 1,467명이 숨지고 7,207명이 부상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영 라디오 방송은 사망자가 1,225명이라고 보도했다. 실종자도 수백명에 이른다. 이번 알제리 지진은 1980년 3,000여명의 사망자를 낸 규모 7.5의 강진 이후 최악의 지진이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수도 알제 동쪽 50㎞의 부메르데스 지역으로 모두 624명이 숨졌다. 구조 장비가 모자라 일부에서는 구조대가 맨 손으로 건물을 헤집고 있으며, 병원 부족으로 길거리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과 시민 자원자들이 구조대와 함께 건물이 무너진 현장 곳곳에서 애타게 생존자 구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여진에 대한 우려로 수천명의 시민들이 집에서 나와 길거리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급거 피해 현장을 방문해 복구 작업을 독려하고 있지만 전기, 통신시설까지 파괴되면서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조본부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국민들의 헌혈을 호소했다.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내주로 예정됐던 해외방문을 취소하는 한편 3일간의 국민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알제리는 지표면을 구성하는 판(Plate)의 구조로 볼 때, 유라시아판과 아프리카판의 경계에 있어 지진 위험에 자주 노출돼 왔다. 여기에 낙후된 건축기술과 건물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대규모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들이 대부분 집에 머물고 있던 저녁 시간에 지진이 발생한 것도 피해를 키웠다.
알제리 천문대는 지진 규모를 5.8로 발표했으나 세계지진데이터센터는 6.8로 추정했다. 스페인의 지중해 연안에서도 진동이 감지됐으며 약 200척의 배가 부서지거나 침몰했다. 해저케이블이 절단돼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을 연결하는 전화가 일부 불통됐다.
지진이 대 참사로 발전하자 국제사회의 지원 손길이 속속 답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22일 생존자들을 구조하기 위한 수색견과 특수 장비 등을 갖춘 구조대 120명을 파견했다. 독일 일본 영국 이탈리아 유럽연합(EU) 모로코 포르투갈 등도 구조대를 급파하거나 파견을 약속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재난구호기금으로 15만4,000달러를 긴급 방출했다.
유엔 인도주의조정관실도 5만달러를 지원하는 한편 구호인력을 알제리로 파견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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