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냈다.(ESPN)" "소렌스탐이 모든 사람을 감탄하게 했다.(CNNSI)"58년간 닫혀있던 금녀의 영역에 뛰어든 아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콜로니얼 첫날 결과를 전하는 미국 언론들의 헤드라인이다. 23일 AP통신은 1라운드 경기를 통해 소렌스탐은 왜 그가 미국프로골프(PGA로)부터 초청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와 여자프로골프 40년 사상 가장 뛰어난 골퍼가 될 수 있었는 지를 스스로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소렌스탐은 이날 3오버파 이상의 성적으로 무너질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흔들림없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버디 1개에 보기 2개로 1오버파 71타의 성적을 냈다. 이븐파가 목표라던 자신의 예상보다는 1타를 더 치기는 했지만 소렌스탐은 "짜릿한 하루였으며 경기내용에 너무 너무 만족한다"고 밝게 말했다.
이날 소렌스탐은 '골프여제'의 역량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파3를 제외한 14번의 티샷중 페어웨이를 놓친 홀은 첫 보기를 범한 470야드 파4 5번홀 한번 뿐이었다.
페어웨이 안착률 92.9%에 드라이버를 잡은 9개 홀의 평균 비거리는 269야드(84위)에 이르렀다. 그린적중률에서도 77.8%로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특히 '공포의 말발굽홀'로 악명이 높은 3,4,5번홀에서 210∼240야드 거리를 남겨두고 페어웨이 우드와 4번 아이언으로 모두 온그린하는 괴력을 발휘, 갤러리를 매료시켰다. 동반라운딩을 펼친 애런 바버(31·미국·2오버파)는 "그녀의 스윙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초보도전자' 소렌스탐에게는 너무나 험난한 등정이었다. 모든 것을 걸면 외로운 법이다. 여유를 잃지않던 겉모습과는 달리 소렌스탐은 장갑을 벗은 뒤 "마치 36홀 경기를 한 것 만큼 피곤하다"고 말했다.
특히 "첫 홀에 들어섰을 때 가슴이 뛰었고 배도 약간 아플 정도였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압박감은 무엇보다 소렌스탐의 퍼팅을 무디게 만들었다.
소렌스탐은 4번째 홀인 13번홀(파3 178야드)에서 4.5m 내리막 퍼팅으로 첫 버디를 성공시킨 것 외에는 라운딩 내내 홀에 못 미치는 소심한 퍼팅으로 애를 먹었다. 파5 565야드 1번홀과 파4 476야드 3번홀에서 놓친 3.6m의 짧은 버디 퍼팅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소렌스탐은 5번홀(파4 470야드)과 9번홀(파4 407야드)에서 1.8m를 남겨놓고 2퍼트로 보기를 범하기도 했다.
소렌스탐의 첫날 순위는 공동 73위로 선두인 로리 사바티니(남아공)와는 7타차.
통상 70위선에서 컷 오프가 결정되는 것을 감안하면 2라운드에서 좀 더 타수를 줄이지 못할 경우 탈락을 피할 수 없다. 2라운드부터는 비에 젖었던 그린이 말라 딱딱해지면서 롱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로 그린 위에 볼을 안착시키기 어렵다는 점이 컷 오프 통과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외신들은 소렌스탐은 컷 오프 여부에 관계없이 이미 성대결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전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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