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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용대란 올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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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신용대란 올까 두렵다

입력
2003.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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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불량자가 300만명을 넘었다. '신용 대란'이 우려될 지경이다. 은행연합회는 4월말 현재 신용 불량자수가 308만6,018명이라고 밝혔다. 경제활동인구의 14%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증가 폭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과다한 신용 불량자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경제 전반에 걸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인이 빚을 갚지 못하게 되면 금융기관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이는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한다. 카드회사들의 부실 채권이 크게 늘어 금융 대란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또 신용 불량자 양산은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고 경제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300만명이 넘는 신용 불량자의 절반 가량이 청년층이라는 점도 큰 문제다. 극심한 청년실업과 맞물려 사회분위기를 아주 암울하게 만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창 일하고 진취적이어야 할 계층이 '불량자'로 낙인 찍히고, 집단적인 도덕적 해이에 함몰된다면 그 사회의 미래는 결코 밝지가 않다.

신용 불량자 급증은 분수를 모르는 과소비와 정부의 미숙한 정책, 카드사들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 호화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 풍조 등이 함께 만들어낸 현상이다. 이런 원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됐지만, 정부는 확고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정부는 그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신용 불량자에 대한 대증요법은 더 이상 실효를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이제 신용 불량자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부실 카드사들은 과감하게 퇴출시키는 등 금융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 당장 눈 앞의 후유증을 걱정해 미적거린다면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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