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22일 전날 저녁 3당 대표의 '호화 술집 폭탄주 회동'을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나라가 어려운데 잘들 논다"는 비아냥이 대부분이었다. 각 당의 일부 당직자도 수뇌부의 행동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은 "오랜만에 모여 술 한잔 먹었는데 웬 호들갑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여 도덕적 무신경을 드러냈다.각 당 홈페이지에는 정대철 민주당 대표에 대해 "대통령은 고생하는데 여당 대표는 호화술판이냐"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선 "청남대 회동 때는 '경제가 어려운데 무슨 골프냐'고 하더니, 고급 룸살롱은 괜찮으냐"고 , 김종필 자민련 총재에게는 '3공 시절의 요정 정치의 부활이냐"는 등 비난하는 글로 넘쳤다.
민주당 간부들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한 당직자는 "정대철 대표가 '허름한 술집을 가자'고 했던 유인태 정무수석의 말을 들었어야 했다"며 혀를 찼다.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선 김영일 사무총장과 이상배 정책위의장이 "조용하게 드시지 그랬어요"라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오랜만에 술 한잔 한 걸 가지고 왜 이리 시끄럽게 구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직원 행동강령에 의하면 정무·민정 수석실 직원은 외부인으로부터 일체의 식사·술 대접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는데 유 수석이 이날 술자리에 동석한 것은 결국 이 규정을 어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일반 공무원에게는 3만원 짜리 식사도 대접받지 못하게 하면서 청와대 수석이 폭탄주 파티에 동석한다면 어느 공무원이 행동강령을 지키겠느냐"며 "일벌백계의 차원에서 엄중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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