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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국에도 마약 대량 밀매"/ 탈북 2명 美청문회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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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국에도 마약 대량 밀매"/ 탈북 2명 美청문회 증언

입력
2003.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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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마약 제조 및 수출 문제가 20일 미 의회 청문회에 올려졌다. 미 상원 정부위원회 재무관리·예산·국제안보 소위는 20일 탈북자 2명을 출석시켜 '마약· 위조지폐·무기확산: 북한 커넥션'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전직 고위 관리 출신이라고 밝힌 한 탈북자는 "북한은 국가통제 아래 대규모 아편 재배 및 헤로인 생산, 히로뽕 제조를 하고 있다"며 "생산된 마약을 일본과 한국 등으로 밀반출, 외화벌이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2명은 신분을 감추기 위해 얼굴에 복면을 하고 칸막이 뒤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했다.

첫 마약 청문회

지금까지 핵과 미사일, 인권 문제 등에 대한 청문회가 있었지만 미 의회가 북한의 마약 문제에 대한 탈북자의 증언을 청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청문회는 조지 W 부시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수출뿐 아니라 마약·위조지폐 밀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해상봉쇄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 등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열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특정한 국제적 문제에 대해 미 정부는 의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의회는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등 상호작용을 해온 점을 감안할 때 미 상원의 이번 청문회는 대북 봉쇄정책을 주장하는 정부 내 강경파의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외화획득 수단으로 마약을 제조, 수출하고 있다는 북한 고위관리 출신 탈북자의 증언은 북한 정권의 부도덕성에 대한 강경대응 분위기를 높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미 의원들은 북한 마약과 관련, 두 가지 안보상의 우려를 제기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마약 밀매로 얻은 외화를 핵과 생화학무기 제조 자금으로 이용하고, 국제적인 마약밀매 조직망을 핵 등 대량살상무기를 테러리스트에게 판매하는 통로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청문회에서는 미국의 정찰위성으로 북한의 아편경작 범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부관리의 설명에 대해 정보력 부재를 탓하는 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지기도 했다.

탈북자 증언 내용

이 탈북자는 "북한은 1980년대부터 아편을 대대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며 "당시 김일성 주석은 현지시찰을 통해 일제시대에 아편을 많이 재배했던 함경도 연사군에서 아편을 재배해 외화를 벌어들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998년부터는 중앙에서 협동농장마다 10정보의 아편을 재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재배한 아편은 함경북도 청진시 나남 구역의 제약공장에서 헤로인으로 제조됐다"며 "태국에서 데려온 7,8명의 전문제조업자들이 이 공장에서 일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탈북자는 "북한은 중앙정부의 통제와 감독 아래 한 달에 1톤 가량의 헤로인과 메스암페타민(히로뽕)을 생산하고 있다"며 "북한은 생산된 마약을 중국 국경을 통해 중국과 홍콩 마카오 러시아 등에 팔고 있으며 동해, 서해를 통해 일본 마약 밀수업자들과도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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