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61)씨가 거제시 한려해상국립공원내에 소유했던 별장과 연륙교 건설 예정지 인근 땅 등 부동산에 대한 투기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건평씨는 현재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투기가능성이 짙다"고 주장하는 등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이 관여했던 생수회사인 장수천 경영악화에 따른 채무로 가압류됐던 건평씨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가 올해 2월 해제된 것을 둘러싼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매입 및 건축허가 과정 의혹
건평씨 부부와 처남 등이 거제시에 소유했거나 소유 중인 부동산은 모두 4건. 일운면 구조라리 710과 738 등 별장 2채와 구조라리 725의2 카페가 달린 2층 건물 등 3건과 사등면 성포리와 창호리 가조도를 잇는 가조연륙교 공사 현장 인근의 성포리 4필지 밭 등이다.
별장의 매입 시점인 1995년에는 '농지 보존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6개월 사전거주 집에서 경작지까지 거리 20㎞ 등의 제한을 받았다. 건평씨는 컨테이너박스를 설치해 놓고 유자나무를 심는 등 몇 년 거주했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가끔 농장에 들러 유자나무를 가꾸기는 했으나 실제 거주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위장전입 의혹을 낳고 있다. 건평씨 주소는 95년 땅 취득 당시에는 구조라리 710으로 돼 있으나 2000년 5월에는 김해시 진영읍으로 이전한 것으로 돼 있어 농지법이 완화하면서 다시 원거주지로 옮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구조라해수욕장이있고 경관이 좋은데다 국도변에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땅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매입해 건물을 지은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성포리 가조연륙교 인근 땅은 97년 9월 강모(45·여)씨로부터 소유권을 넘겨 받은 4필지 2,235㎡. 건평씨가 이 땅을 매입한 시점은 연륙교 기본계획이 수립된 99년 5월보다 1년 8개월 전으로 당시 이 곳에 교량이 놓일 것이라는 소문이 많이 퍼져있었다는 게 주민들의 얘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공시지가는 7,000만원에 불과하지만 2005년 다리가 완공되면 개발이익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과정 의혹
구조라리 710 2층 주택(연면적 172.95㎡)은 소유권이 2001년 3월 처남 민모(40)씨를 거쳐 지난해 5월 김해 태광실업 대표 박연차(58)씨에게 넘어갔다. 건평씨가 구조라리 738에 구입한 밭 512㎡도 2000년 5월 소유권이 처남 민씨에게 넘어갔으며, 민씨는 1층(연면적 99.88㎡)짜리 주택을 지어 지난해 5월 박씨에게 매각했다.
별장 2채가 처남 명의로 바뀐 것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관여했던 생수회사인 장수천의 경영상태가 어려워 보증채무를 피하기 위해 재산을 빼돌린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나중에 박씨에게 넘긴 것은 노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검증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공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씨에게 별장이 넘어간 지난해 5월은 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던 시점이다.
가압류 상환자금 출처는
장수천 경영 부실로 연대보증을 섰던 건평씨와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 등이 재산을 가압류 당했다가 올해 초 해제된 것으로 드러나 자금출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국리스여신(주)은 장수천이 원금과 연체이자 26억원을 갚지 않자 2000년 8월 건평씨의 구조라리 710 별장과 성포리 토지를 가압류했다가 올해 2월 5일 30억원 가량을 상환하자 가압류를 해제했다. 문제는 거액의 상환금이 어디서 나왔느냐는 것. 한국리스여신측은 "채무액 대부분을 작년 가을 회수했으며, 올 2월 나머지를 받아 가압류를 해제했다"며 "누가 이 돈을 갚았는지는 금융실명제법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제=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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