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을 1년 가량 앞두고 여러가지 선거구 개편안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현행 국회 의석 273석을 299석으로 늘리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의 국회 의석으로는 국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필자는 이 의견이 글자 그대로 의견 차원에서 끝나기를 기대하며 오히려 17대 국회부터 의석수를 현재의 절반 수준인 170석으로 줄여 현재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필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현재의 국회 의석 273석도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행 국회 관련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1인에 딸린 의무 보좌관만 해도 4, 5, 6, 7, 9급 신분을 가진 5명이나 된다. 일부 의원들은 이것도 부족하다면서 3급 보좌관을 신설하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회의원을 지원하는 인력은 의무 보좌관 말고도 국회 사무처 요원, 국회 도서관 직원, 국회소속 해외주재관이 있다. 이들 인력을 운영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이 연간 3,000억원이다. 모두가 국민 혈세로 충당된다.
그렇다고 국회의원들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노동자들이 한달 평균 20∼25일을 일을 하는 것에 비해 국회 회기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우리 나라에는 현재 국회의원만 있고 국회는 없다. 국회의원들은 본연의 의무인 입법활동과 국정감시는 게을리하고 막말, 파행, 로비자금 수수, 외유성 해외시찰로 세비만 축내고 있다. 고비용, 저효율의 표본이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이는 국회의원의 정원을 늘릴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국회 활동을 제대로 아는 국민이라면 국회의원을 직무유기 혐의로 손배배상 청구를 하고 싶을 것이다.
국회의원 감축은 시대와 국민의 요구이다. 사회 각 분야에 다운사이징이 불어 닥치고 있는데 국회만 무풍지대로 남아있어야 하는가. 국회의원들은 다른 분야에 대해 개혁을 요구하지 말고 자기자신부터 고치기 바란다.
우리 나라는 현재 경제난, 북한 핵 문제, 대미관계, 중국의 경제적 도전 등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국회의원들이 눈앞의 시급한 현안은 뒤로하고 선거구 논의를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이 강 문 대구경제복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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