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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춘천 추곡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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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名水]춘천 추곡약수

입력
2003.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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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도시 춘천에 사는 소설가 이외수씨. 소설 '장수하늘소'는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장수하늘소는 천연기념물 218호로 지정된 곤충이다. 멸종 위기가 아니라 이미 멸종됐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현상금이 무려 1,000만원이다. 한 뼘 가까운 크기까지 자라고 신령스러운 곳에만 산다고 한다. 한번 싸움을 벌이면 죽을 때까지 굴복하지 않는 곤충의 제왕이다.춘천의 작가 이외수와 소설 '장수하늘소.' 둘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물이 있다. 춘천의 추곡약수다. 추곡약수터에서 장수하늘소가 마지막으로 목격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골짜기가 깊고, 숲이 우거진 곳이란 의미이다. 자연이 살아있는 곳에서 솟는 약수다. 이외수는 소설의 모티프를 이 곳에서 빌리지 않았을까.

추곡약수는 약 200년 전에 발견됐다. 마을 사람인 강원보씨가 꿈에 산신령의 계시를 받고 찾아냈다고 한다. 철분과 탄산이 주성분이고 감초맛이 난다. 당뇨, 신경통, 고혈압 등 주로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랜 기간 머물며 장기복용하는 사람이 많다.

예전의 추곡약수는 정말 첩첩산중이었다. 사명산이라는 높은 산이 북쪽을 두르고 있는데다가 소양강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그러나 200년을 살아오면서 추곡약수도 아주 가까운 거리로 다가왔다. 아예 큰 길이 났다. 춘천에서 양구로 향하는 46번 국도변에서 약 2㎞만 진입하면 된다. 동네 이름이 약수골이 됐고, 인근에 제법 규모가 큰 관광시설이 들어섰다. 길로 가는 것도 모자라 소양호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추곡약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약수이기도 하다. 추곡약수에서 양구로 향하는 30㎞ 정도의 소양호변 도로(46번 국도)가 유명하다. 구불구불한 호수의 물가에 길을 냈기 때문에 좌우로, 위아래로 심한 곡선을 그리며 간다. 시속 20㎞ 정도가 고작이다. 낭만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이지만, 길이 바쁜 사람들에게는 짜증나는 길이다. '언제나 끝나나.' 지도책을 편다. 아는 사람의 눈에는 들어온다. 지도상에서 이 도로가 들어있는 소양호변은 장수하늘소의 머리를 많이 닮았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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