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망명說 길재경 이미 사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망명說 길재경 이미 사망

입력
2003.05.20 00:00
0 0

최근 들어 북한 고위인사들의 망명설이 잇따르고 있지만 상당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금고지기'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총비서 서기실 길재경 부부장의 망명설이 대표적 사례이다. 망명설은 17일 노무현 대통령의 귀국 소식을 압도할 정도로 파장이 컸지만, 19일 길 부부장의 묘지 사진이 공개되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사망사실을 확인하면서 소동으로 끝났다. 남한출신 핵 물리학자 경원하 박사의 망명설도 '설(說)'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북한 고위인사의 망명은 1999년 2월 당시 태국 주재 북한대사관 과학기술 참사관이던 홍순경씨 일가족 이후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다가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요즘 우후죽순 격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경 박사의 망명설은 베이징(北京) 3자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달 20일 서방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길 부부장 망명설도 한미 정상회담 직후 미국이 마약과 위폐 등에 대해 강경 입장을 천명한 시점에 불거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동요를 부추기거나 대북 여론을 악화하기 위해 망명설이 조작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망명설 관련 인사들이 하나같이 '중량급'이라는 점도 심상찮다. 북한 핵 개발의 대부로 알려진 경 박사는 94년 제네바합의 이후에도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길 부부장은 마약 밀매와 위조지폐 유통으로 국제무대에서 추방당한 전력이 있어 북한 권력 핵심의 도덕성에 타격을 가할 것으로 평가됐다.

망명설에 대한 정부의 대응 능력도 문제다. 정보당국은 경 박사의 망명설에 대한 사실관계를 아직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 부부장의 사망 시기와 행적에 대해서는 유력 기관들이 서로 다르게 파악했다. 국정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길 부부장이 아직도 살아있는 것으로 돼 있다.

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중요인물은 외부노출이 안 되는 데다 2개의 이름을 쓰는 사람이 많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솔직히 북한 권력의 핵심에 대한 정보 수집에는 한계가 많다"면서 "대북 정보력을 향상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