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의 힘은 내렸던 간판도 다시 끌어 올린다. '질투는 나의 힘' '오세암' 등 개봉 1주일 만에 종영된 영화들이 관객의 요청을 등에 업고 속속 재상영되고 있다.4월 18일 개봉돼 1주일 만에 간판을 내린 '질투는 나의 힘'(감독 박찬옥)은 3일부터 하이퍼텍나다에서 1일 1회 상영으로 약하게 불씨를 살리더니 16일 '중앙시네마'와 '엠파크'에서 재상영되기 시작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이퍼텍 나다에서는 오후 1시30분 하루 1회 상영이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매진을 기록해 평균 80%가 넘는 객석점유율을 보였다. 이런 열기는 자연스럽게 확대 재개봉으로 이어져 '중앙시네마'는 매일 저녁 8시30분, '엠파크'는 전회 상영에 나섰다.
개봉 1주일 만에 엠파크 1개관을 제외하고 종영해야 했던 애니메이션 '오세암'(1일 개봉)도 서울 스카라 극장과 지방의 13개 극장에서 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침체 속에 '마리 이야기' 이후 1년 만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이었지만 관객의 호응도가 낮아 전회 상영을 하지 못한 채 교차 상영 혹은 오전 제한 상영 등 극장들의 홀대를 받았다.
'질투…'와 '오세암'은 각각 관객들의 성원과 조기종영 반대 서명운동 덕분에 재상영 극장이 늘어 관객에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아쉬움을 늦게나마 달래고 있다.
그러나 확대 개봉이나 재개봉이 과연 만족할만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극장의 조기 종영은 곧 영화가 대중성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취화선' '고양이를 부탁해' 등은 재상영 전략을 택했지만 많은 대중을 끌어 모으는 데는 실패했다.
'질투…'의 제작사인 청년필름 김광수 대표는 " '질투…'의 경우 전국서 와이드 릴리즈(동시에 많은 상영관에서 상영하는 방식)보다는 적은 수의 상영관에서라도 장기 상영하는 전략이 바람직했을 것"이라며 영화의 색깔에 맞춘 마케팅과 배급 전략의 필요성을 밝혔다. '타인의 취향'이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단관 개봉으로 각각 4만, 6만 명의 관객을 불러들인 경우. 상업성을 추구하는 극장에 대해 '각성'을 촉구하기 보다는 효율적인 배급 전략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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