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인터넷에 '우유송'이라는 신기한 노래가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여자 꼬마 아이의 목소리(사실 어른이 불렀다)로 '콜라 싫어 싫어 홍차 싫어 싫어 새까만 커피 오∼노∼ 핫초코 싫어 싫어 사이다 싫어 싫어'를 외치다가 '새하얀 우유 오∼예∼ 맛 좋고 색깔 좋고 영양도 최고 깔끔한 내 입맛엔 우유가 딱이야'라는 우유 찬양가다.엽기 사이트에 등장하더니 인터넷 음악 방송에도 흘러나왔다. '우유회사에서 일부러 인터넷에 퍼뜨리는 거 아니냐'는 음모설이 도는가 싶더니 급기야 어느날 지하철 안에서는 누군가의 휴대폰 벨 소리로 신나게 울리고 있었다.
정체 추적에 나선 결과 이 노래는 지난해 KBS2 TV에서 방영한 초등학생 대상의 '아장닷컴'(사진)이라는 애니메이션 삽입곡. 태어날 때부터 괴력을 소유한 아기인 아장(아기장수)의 테마 송으로 아장이 우유 덕분에 튼튼해졌다고 강조하며 주시청자인 초등학생에게 '우유를 먹으라'고 권장하는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는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아기공룡둘리, 태권V, 마징가 제트, 세일러 문, 스머프, 플란다스의 개를 보며 울고 웃던 '코찔찔이들'은 이제 어른이 되어 있다. 하지만 그 노래들은 잊혀지지 않고 휴대폰 벨소리로 또 노래방 인기곡으로 되살아 나고 있다. 세상 근심 없던 어린 시절로 잠시 시간을 되돌려 주는 타임머신처럼 말이다.
우유송 역시 인터넷 이곳 저곳을 누비며 어른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학교 매점에서 삼각 팩 커피우유를 사서 '한번에 구멍내기' 시합을 하던 시절이나 '우유 먹어야 키 큰다'는 부모님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시절로 말이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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