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게임전시회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쇼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이하 현지시간) 사흘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전세계 70여개국에서 6만2,000여명이 참관한 이번 E3에서는 전세계에서 5,000만개 이상 팔린 플레이스테이션2(PS2)를 내세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깜짝 발표가 가장 큰 화제가 됐다.
SCE는 13일 열린 컨퍼런스에서 휴대용 게임기 플랫폼인 'PSP'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그동안 닌텐도 '게임보이 어드밴스'(GBA)의 독무대였던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 소니가 진출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SCE는 구체적인 크기 등은 결정된 바 없으나 GBA와는 달리 4.5인치 와이드 LCD 화면에 자체 개발한 60㎜ 초소형 광학 디스크를 사용하며, PS1 이상의 3차원 그래픽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SEC는 게임기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해 PSP가 '제2의 워크맨'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SCE의 충격 발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세계 최대의 게임 퍼블리셔 중 하나인 일렉트로닉아츠(EA)가 2004년까지 콘솔용 온라인 게임을 PS2용으로만 개발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EA는 MS의 X박스용 온라인 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의 경우 온라인 서비스 권한을 MS가 독점해 자사의 수익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EA는 미국 프로농구, 야구, 골프 등을 소재로 한 스포츠 게임을 제작하는 회사로, 특히 북미 지역에서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PS2의 내년 라인업도 화려하다. 코지마 히데오의 '메탈기어솔리드3'와 전세계 1,500만장이 팔린 'GTA' 시리즈의 차기작을 PS2용으로 독점 발매하고, 온라인 기능이 탑재된 '그란투리스모 4'에는 한국의 현대자동차 3종과 서울 광화문 맵이 등장해 전세계에 한국의 자동차와 거리 풍경을 알린다.
MS는 PC와 X박스를 연결해 음악이나 사진을 전송하고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즐길 수 있는 신개념 소프트웨어인 '뮤직 박스'와 컬러 콘트롤러 발매를 발표했다. 최대의 히트작인 '헤일로2'의 PC 버전과 '미씨카' 등의 신작을 선보였지만 PS2의 깜짝 발표에 반격할 만한 파괴력은 지니지 못했다.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도 이번 전시회의 테마였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제임스본드, 매트릭스, 터미네이터 등 블록버스터 영화를 소재로 한 게임이 다수 소개됐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온라인게임을 앞세워 E3에 참가했다. 엔씨소프트 등 4개사는 단독 부스를 꾸렸고, 한국게임산업개발원도 국내 22개 업체로 구성된 한국공동관을 통해 해외진출을 위한 상담을 진행했다. 오는 10월 열릴 월드사이버게임즈(WCG)의 조직위원회도 전시 참가업체와 관계자를 대상으로 올해 대회를 소개하고 내년부터는 개최국을 다양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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