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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재 관리 너무 허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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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재 관리 너무 허술하다

입력
2003.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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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노리는 범죄는 지능화하는 데 비해 박물관 직원의 근무자세는 너무나 안이하고 관리 시스템은 허술하기만 하다. 15일 밤 국립공주박물관에서 국보인 공주의당금동관음보살입상(公州儀堂金銅觀音菩薩立像)이 강탈 당했다. 높이 25㎝로 3면에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 강탈 당한 관음상은 7세기 백제 때 유물로 추정된다.두 명의 괴한은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고려시대 상감청자 접시 및 잔 등 비지정 문화재 3점도 강탈해 갔다. 국립박물관에 강도가 들어 국보 문화재를 강탈해 간 것은 초유의 사건이다. 범죄가 그만큼 강력·대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당직근무자는 박물관 현관 셔터도 내리지 않고 문도 잠그지 않고 있었다니 한심할 뿐이다.

백제시대 무령왕릉 출토품 등 국보 19점을 포함하여 1,000여점의 주요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공주박물관의 보안시설과 직원의 근무기강이 말이 아니다. 도난 당한 1층에는 폐쇄회로TV(CCTV)도 없었고, 당직자는 규정을 어기고 적외선 탐지장치의 전원도 꺼 놓은 상태였다. 다행히 무령왕릉 전시관이 있는 2층에는 CCTV가 가동돼 화를 면했다.

문화재 관리 시스템과 관계자들의 근무자세에 혁신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1994년 이후 도난 당한 지정 및 비지정 문화재는 188건에 7,403점이다. 이중 회수된 것은 34건 608점에 불과하다. 경주의 경우 신라왕릉 36기 중 11기가 도굴 당했다.

문화재를 노리는 범죄집단에 추후에라도 문화적·역사적 양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민족문화적 유산이 빈약한 우리로서는 일말의 애국심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한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함께 문화재의 원상회복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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