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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각국 테러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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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각국 테러 경계령

입력
2003.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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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의 연쇄 차량폭탄 테러에 이어 레바논과 루마니아에서 테러 기도가 적발되는 등 테러 위협이 확산되자 서방 각국이 자국민에게 위험 지역 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레바논 군 당국은 15일 자국 내 미국 대사관 공격과 정부 각료 납치를 기도한 테러 용의자 9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체포된 용의자는 레바논인 7명과 팔레스타인인 2명이며, 알 카에다 조직과의 연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베이루트 북부 아우카르 소재 미국 대사관과 레바논 군, 경찰본부 등에 대한 공격을 계획했으며, 동료 조직원 석방 협상용으로 정부 각료를 납치하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군 당국은 밝혔다.

루마니아 정보기관인 RIS는 14일 수도 부쿠레슈티 주재 이라크 대사관과 연루된 세력이 AG-7 대전차 수류탄 발사기 등을 동원해 루마니아 내 이스라엘과 서방국가의 시설물들을 공격하려던 것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리야드의 연쇄 자폭 테러에 이어 사우디 서부 제다에서도 외국인 대상 테러공격이 예상된다는 첩보가 입수됐다고 발표했다.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은 "외국인 주택단지 공격이 가까운 장래에 감행될지 모른다는 첩보에 따라 거주 미국인들에게 알렸다. 공관 직원 가족 상당수는 이미 피신했다"고 말했다.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는 테러 위협을 피해 서둘러 귀국하는 미국인과 유럽인들로 항공기가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고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스콧 맥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사우디가 미국의 대 테러 전쟁에 잘 협력해왔으나 지금보다 더 힘을 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또 지난해 11월 호텔 폭탄 테러로 15명이 숨진 케냐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국가 여행을 자제하도록 자국민에게 권고했다. 국무부는 "케냐에서 미국인과 민항기, 서방 시설물을 겨냥한 테러 위협 조짐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케냐에서 민항기 공격이 예상된다는 첩보에 따라 14일 밤 10시부터 케냐를 오가는 자국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앞서 케냐 보안당국은 1998년 자국 및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사건으로 기소됐던 용의자 1명이 또 다른 테러 공격을 계획 중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는 동남아에서도 제마 이슬라미야(JI)와 필리핀 남부에서 활동중인 아부 사야프가 알 카에다와 연계돼 미국인을 겨냥한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외무부는 싱가포르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동티모르 등 동남아 국가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9·11 테러 이후 잡히지 않고 있는 알 카에다 지도자들이 이란이나 아프가니스탄 경계 지역에 숨어 있으며 일부 국가와 집단이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상철기자 sckim@hk.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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