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종교단체가 집단생활을 하며 신도를 폭행, 숨지게 한 뒤 부활케 한다며 시신을 보관한 사건이 발생,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서울지검 의정부지청 형사3부(이동호 부장검사)는 16일 경기 연천경찰서와 합동으로 D성도회라는 종교단체가 성전을 건축한다며 집단생활하고 있는 연천군 신서면 답곡리 현장을 수색, 보관 중이던 시신 4구를 압수했다. 검찰과 경찰 2개 중대 100여명이 압수수색을 시작하자 신도들은 시신을 부근 수풀 속에 숨긴 채 완강히 저항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신은 발견 당시 심하게 부패된 상태였고 일부는 탈골 흔적이 있었다.
검찰은 현장에서 D성도회 대표인 송모(49·여)씨와 이모(30)씨 등 간부와 신도 등 12명을 연행한 뒤 간부 4명을 긴급 체포, 폭행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으며 나머지 8명은 이날 밤 귀가 조치했다.
검찰은 "시신 4구 가운데 1구는 현장에서 숨진 신도 이모(31)씨이며 나머지 3구는 신도의 직계 가족인 한모(74), 양모(68), 신모(65)씨로 이미 자연사해 매장했던 시신을 부활시킨다며 파내 컨테이너 등에 보관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숨진 이씨는 1월 말께 믿음이 부족해 일을 게을리 한다는 이유로 간부 등에 의해 공사장 컨테이너에 감금된 뒤 곡괭이 등으로 집단 폭행 당해 2월1일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간부들에게 폭행 당한 신도 최모씨가 12일 의정부지청에 고소하면서 드러났다. 신도 50여명은 이날 밤 연천경찰서로 몰려 와 "사원(도장)안에서는 종교활동만 했을 뿐 폭행과 같은 어떤 가혹행위도 없었으며, 치료를 맡은 8명의 신도가 죽은 신도들의 입에 생명수를 넣어주는 등의 치료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D성도회 신도 100여명은 지난해 여름부터 농지 2,000여평을 불법 훼손해 가건물 숙소와 교육관, 성단 등을 지어놓고 집단생활을 해 온 이들은 초소를 설치해 놓고 2인1조로 순찰을 하는 등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해 왔다.
/연천=이연웅기자 ywlee@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 D성도회는
D성도회는 2001년 모 유사종교단체가 분열되자 송모씨가 신도 100여 명을 이끌고 나와 만들었다. 처음에는 천안쪽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가 일부 신도들과 함께 지난해 여름 연천으로 옮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송씨가 정감록 등 주술적인 원시종교에 심취한 사람으로 파악하고 있다. 송씨는 자신이 상제(上帝)의 딸로 신을 볼 수 있으며, 상제가 내리는 '생명수'라는 물로 죽은 사람도 살려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모 유사종교단체측은 "D성도회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우리 단체와 아무런 연관성도 없다"고 말했다.
/연천=범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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