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발리스 지음·김주연 옮김 열림원 발행·7,500원
노발리스(1772∼1801·그림)라는 이름은 '낭만'의 동의어로 통한다. 그의 장편소설 '파란 꽃'에서 주인공의 꿈에 나오는 '파란 꽃'도 '낭만'의 동의어로 통한다. 그는 스물 아홉 살로 요절했지만 그의 이름은 18세기 후반 독일 문학의 큰 흐름이 된 낭만주의의 중심에 서 있다.
'파란 꽃'은 중세 시인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겐의 전설에 바탕해 씌어졌다. "세계 낭만주의 문학을 최초로 대변하는 소설"이라는 게 번역자인 평론가 김주연 숙명여대 교수의 설명이다. 주인공 하인리히는 꿈에서 파란 꽃 한가운데 있는 처녀의 얼굴을 본다. 꿈 속의 처녀를 찾기 위해 길을 떠난 하인리히는 여행 중 많은 사람과 만난다. 상인과 군인, 광부와 은둔자의 이야기를 듣는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그는 성장한다. 마침내 외할아버지 댁에 이르러 만난 노시인 클링스오르의 딸 마틸데를 보는 순간 하인리히는 꿈 속의 파란 꽃임을 깨닫고 사랑에 빠진다. "사랑과 성실은 너희들을 영원한 시로 만들어 줄 것"이라는 클링스오르의 격려처럼 하인리히는 이 사랑을 통해 위대한 시인으로 완성돼 간다.
소설은 '기대'라고 이름 붙인 1부로 끝난다. 시인의 노래가 본격적으로 불려지게 될 2부를 완성하지 못했다. 노발리스는 이 작품 1부를 발표하고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노발리스가 남겨놓은 미완의 소설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시인의 감수성을 건드리는, 반짝이는 수많은 영감이다. 우주와 세계에 대한 질문, 자연에 대한 경이, 신비로운 사랑의 감정이 젊은 하인리히의 가슴을 채운다. 낭만적이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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