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보다는 맥주를, 노동가요보다는 발라드를 선호한다. 민주노총이 지난해말 산하 23개 사업장 노동자 566명을 상대로 실시, 최근 발표한 '노동자 문화 실태'에 비추어 본, 요즈음 우리 노동자의 자화상이다.노동자의 삶에서 식생활과 동일시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술문화는 흔히 서민적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다. 무려 55.6%가 맥주를 가장 좋아하는 술로 꼽아, 서민적 술문화의 대표격인 소주(30.5%)를 밀어냈다. 전통주(9.4%) 양주(3.5%) 막걸리(1%)가 뒤를 이었다. 술을 마시는 빈도는 '일주일에 1∼2번'이라고 답한 경우가 51.3%로 가장 많았다. 한달에 1∼2번 마시는 경우는 28.9%, 일주일에 3∼4번 마시는 경우는 13.6%였다. 62.3%가 직장동료와 같이 마시고 친구와 가족친지가 각각 23.9%, 7%였다. 상사가 술파트너인 경우도 1.4%였다.
노동가요의 주요 향유층이어야 함에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경우가 78.1%나 됐다. 반면 좋아하는 음악장르(중복응답)로는 발라드(59.5%) 트로트(37.3%) 클래식(26.3%) 댄스(23.1%)가 1∼4위를 차지했다.
영화 또는 비디오 등 영상 문화는 세대별로 편차가 컸다. 근속 15년 이상 노동자 중 47.8%가 '한해동안 영화를 본 적이 없다'고 답한 반면 5년 미만의 경우는 15.6%에 불과했다. 비디오도 한달 8편 이상을 본다고 답한 경우가 근속 5∼10년에서는 4.6%를 차지했으나 근속 15년 이상에서는 아예 없었다.
연월차를 이용한 여가는 여행·휴가(34.7%)에 주로 활용했고, 질병치료·휴식(24.5%), 경조사(23.3%)에 이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 부족(50.1%)과 돈 부족(31.9%)을 이유로 들며 '평소 즐기는 놀이가 없다'고 답한 노동자가 전체 응답자의 38.7%나 돼 물리적인 원인으로 여가 활용에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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