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교리 해석 등에서 차이를 보여 온 천주교와 개신교 간의 신학적 교류가 본격화하고 있다.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교회일치위원회'와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는 한국정교회, 기독교 한국루터회 등과 함께 14일 오후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에서 '구원에 대한 그리스도교 내의 대화'를 주제로 제3회 에큐메니칼 포럼을 가졌다.
이번 포럼은 한국교회 사상 처음으로 종교개혁 이후 신·구교가 갈라지게 된 표면적 이유인 '구원론'에 대해 양측이 의견을 나눈 자리였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이번 모임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여러 차례 준비모임을 갖고 조심스럽게 상호 조율을 해왔다.
임희국 목사(장로회신학대학 교수)는 '그리스도교 구원론에 대한 에큐메니칼 대화'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1999년 로마 가톨릭과 루터교회가 서명한 합동선언문은 구원의 약속에 대한 양측의 동의"라며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해서는 학문적 작업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의 실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손희송 신부(가톨릭대 교수)는 "천주교와 개신교가 교리에 있어서 완전한 일치에 이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두 교회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되 서로 배척하지 않을 정도로 가까워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단계"라고 말했다.
조규만 신부(가톨릭대 교수)는 '구원에 대한 그리스도교 내의 대화:실천'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하느님 나라'가 구원의 의미를 충분히 담고 있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교회는 '교회 밖에 구원이 없음'이 아니라 '교회 안에 구원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천 목사(협성대 교수)는 이에 대해 "그리스도교 교회 일치 모임의 성격을 가톨릭 교회 중심으로 흡수하기 위한 시도를 경계해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교회 안의 구원' 문제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측 교회 관계자들은 "교회의 다양한 색깔을 하나로 아우르는 것이 아니라 공통으로 믿고 있는 신앙을 정리해 보자는 데 이번 포럼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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