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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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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전문가가 되어야 하는 이유

입력
200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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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치질 두 방에 500달러갑자기 기계가 섰다. 밤샘근무를 할 정도로 바쁜 때였다. 전문가를 급히 초빙했다. 전문가는 기계를 한동안 들여다 보기만 했다. 3분 쯤 지났을까 전문가는 망치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기계를 두 번 탁탁 쳤다. 멈췄던 기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공장장이 비용을 묻자 전문가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네. 500달러만 주십시오." 전문가의 망치 두 방에 기계가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던 공장장은, 그래도 너무 한다 싶어 수리비 명세서를 요구했다. 망치질 두 방에 500달러라니?

며칠 후 청구서가 날아왔다. 다음과 같이 비용 명세가 적혀 있었다. "망치로 두드리는 비용=1달러. 어디를 두드려야 할지 급소를 알아내는 비용=499달러. 합계=500달러"

전문가는 몸값이 비싸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잘해야 5달러 받을 것을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 100배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영경제전문지 'Inc.' 에 실린 농담 같은 얘기지만, 전문화 추세는 21세기에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은행원이 떡장수 된 사연

"30대는 서둘러 전문성을 기르지 않으면 안된다"고 협박조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차 1인 사업가가 되려면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전문가 소리만 들으면 닭살이 돋는 사람도 있다.

샐러리맨 경력 10년. 한창 펄펄 뛸 38세에 정리해고 당한 M씨는 3년이 지난 지금 떡장수를 하고 있다. 가래떡이나 인절미, 궁중 떡 같은 것을 만들어 파는데 수입은 직장인 시절의 10배가 된다고 한다.

그의 전문성을 따지자면 떡이 아니라 돈이다. 은행원이었으니까. 떡장수로 변신하기까지의 사연을 다 늘어놓을 필요야 없지만, M씨는 직장인의 독립과 경력과의 관계, 또는 독립과 전문성의 관계에 대해서 부정적이다.

직장인에게 전문성을 지니라고 권유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M씨와 같은 급격한, 또는 드라마틱한 변화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즉 직장인의 독립은 꼭 경력이나 전문성의 연장선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먼저 강조되어야 한다.

실패를 대비한 자기 훈련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세계 3대 직업에는 별로 변화가 없다. 의사, 변호사, 성직자. 이 세가지 직업은 보장된 수입과 안정성, 직업에 따른 사회적 기여도가 크다는 뜻에서 3대 직업으로 취급받는다.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 인간의 죄를 감싸는 변호사, 인간의 영혼을 구제하는 성직자. 모두 전문직업인이다.

직장인이 요구받는 전문성은 직업과 관계 없는 특정 분야의 자격증을 따라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성을 단순하게 독립자금 준비처럼 해석해도 안된다. 또 직장인의 독립은 비전문가가 전문가로 변신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식경영 시대에는 전문성 뿐 아니라 개인의 문화적 체험까지도 자주독립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취미도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

차라리 전문성을 지금 재직 중인 회사에서 비밀병기로 삼으라. 재직 중이거나 독립을 위해서나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면 비전문가가 겪는 위기를 피해 갈 수도 있다. 수입도 훨씬 많다. 전문가가 되라는 것은 성공에 대비한 자기 훈련인 동시에 실패를 대비한 자기 훈련일 수도 있다. 그것이 전문가가 돼야 하는 진짜 이유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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