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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 국민연금 對 개인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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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삶터 / 국민연금 對 개인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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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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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발끈했다. 유력 생명보험사들이 자사의 개인연금을 홍보하기 위해 국민연금 가입자의 연금수령액을 축소, 왜곡했기 때문. 보건복지부와 공단은 왜곡된 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혐의(허위사실 유포)로 지난 9일 모 생명보험 지점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또 유력 생명보험사에 대해서는 홍보·교육용 자료에서 국민연금을 왜곡·비방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에 보험업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내용을 보면 국민연금측이 화가 날 만 하다. 모 생명보험 지점장이 월 6만5,700원을 20년간 불입하는 경우를 가정해 인터넷에 올린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은 월 수령액을 현재의 가치인 52만3,000원으로 계산한 반면 자사의 개인연금은 미래의 금리나 물가상승률 등이 반영된 175만원으로 계산했다. 생명보험사도 이 부분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적으로 봐야 할 내용은 향후 지급시점에서 가입자에게 얼마나 이익이 되느냐는 수익적 측면이다. 납부 보험료 대비 수령액을 나타내는 수익비는 국민연금이 개인연금의 2.2∼3.8배에 이르고, 최초 보험료 납부시점부터 연금수령 권한이 없어지는 날까지의 연평균 이익률을 뜻하는 수익률은 개인연금이 5.06%인데 반해 국민연금은 8.35∼11.22%로 2배 이상이라는 것이 공단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월 평균소득이 121만원인 40세 가입자가 63세까지 월 10만8,900원을 23년간 붓는 경우 총 납입보험료는 1,665만원(현재가치 기준). 이 가입자가 63세 이후 기대수명에 따른 수령기간(15년)동안 받게 되는 국민연금은 총 5,918만원인 반면 개인연금은 1,684만원으로 개인연금에 대한 수익비 차는 3.6배이고 수익률은 2배가 넘는다. 반면 은행이나 제2금융권은 이에 대해 '공단의 아전인수식 해석'이라는 입장이다. 공단이 비교한 은행의 신개인연금신탁은 2000년 7월1일부터 판매돼 운용기간이 불과 3년밖에 되지 않는데 이 기간 우리나라는 유래 없는 저금리를 기록, 수익률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다. K은행 신탁운용부 관계자는 "2000년 6월까지 판매된 개인연금신탁은 1994∼2000년 연 10∼14%의 수익률을 올렸고 최근 5년 동안의 수익률도 8.1%로 국민연금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더욱이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 재계산으로 평균소득 대비 수령액인 소득대체율이 낮아지고 있는 점도 공단측의 비교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소득분까지는 소득대체율이 60%이지만 하반기 법개정으로 내년 소득분부터는 50% 이하로 낮춰질 전망이기 때문에 수령액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개인연금이 운용실적에 따라 연금을 지급하는 반면 국민연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가치로 연금을 지급하고 가족수당까지 있는 등 가입자에게 유리한 조건들이 많아 개인연금이 획기적인 배당수익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국민연금을 따라가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지급금액이 법적으로 보장돼 있으며 영업이윤과 마케팅 비용도 상정되지 않는 국민연금이 일반 개인연금과 수익차가 큰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은 경쟁적 관계라기보다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장기적이고 수익률이 좋은 국민연금이 노후생활의 기초를 다지기 위한 것이라면 개인연금은 보다 윤택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여유자금의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공단 연금지급실 전근성 차장은 "국민연금의 기반하에서 개인연금을 설계한다면 보다 안락한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장 바람직한 노후재테크는 부부가 각각 국민연금을 들고 여유자금으로 개인연금을 선택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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